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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에 대하여

자식이기는 부모 없다..?

by 치유의 천사 2023. 6. 18.

 애니메이션 '엘리멘트'와 뮤지컬 '루드윅'을 보고 왔습니다. 두 작품 모두 너무 재미있게 보았고, 감동적이었습니다. 특히나 부모와 자식, 그리고 베토벤과 조카 카를의 이야기를 보며 공통점을 느낄수가 있었죠. 바로 꿈에 대한 이야기 였습니다. 아이는 꿈을 꾸지만 어른은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좋은것이라 여기며 자신의 가치관을 제시, 아니 강요하죠. 엘리멘트의 엠버와 루드윅의 카를은 모두 자신의 꿈이 있었습니다. 불인 엠버는 물인 웨이드와 함께 하고 싶었지만 아빠가 반대하시죠. 그리고 베토벤의 조카 카를은 군인이 되고 싶었지만 베토벤은 자기에게 배우면 최고가 될 수 있다며 음악가의 길을 강요합니다. 친어머니를 만나지도 못하게 한 채 피아노를 연습시키죠. 

 

 두 작품에서 엠버와 카를은 자신만의 꿈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을 아빠와 삼촌에게 이야기 하지 못합니다. 그간에 받은 사랑에 대한 죄책감 때문에 또는 삼촌이 무서워서 정작 자기가 어떤 꿈을 가지고 있는지 이야기 하지 못하죠. 그래서 어른들은 아이들이 자신의 사랑을 이해하고 그 길을 좋아하고 있다고 착각하며 자신의 생각을 고수합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 아이들의 마음을 상처로 얼룩지고 있었죠. 참 이상합니다. 그 누구도 미움을 가지고 있지 않았고, 그 누구하나 상처를 주고자 했던 의도는 눈꼽만큼도 없었는데 아이들은 그렇게 큰 상처를 입고 마음을 닫아갑니다. 

 

 그러다 결국 자신의 마음을 이야기 합니다. 자식이기는 부모 없다는 이야기가 있듯이 그랬냐고 한번에 이해하고 얼싸안는 일은 없었습니다. 처음 이야기 했을 때는 아빠와 베토벤은 격렬하게 화를 내며 반대합니다. 그렇게 서로의 골이 깊어졌다가 엠버가 강의 범람으로 죽었다고 생각되었을 때, 그리고 카를이 권총으로 자살시도를 하면서 아빠는 마음을 열고 엠버와 물인 웨이드의 사랑을 받아들였고, 베토벤은 자신의 뜻을 굽히고 카를을 친어머니에게 돌려보냅니다. 둘다 죽음에 가까워지는 큰 충격, 아빠와 삼촌으로 하여금 이 아이를 잃을 수도 있었다는 충격이 있은 후에나 그들의 이야기에 마음을 열고 그들의 뜻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런 것 같습니다. 부모들은 자식이 고생하지 않고 편하게 자라길 바랍니다. 그래서 자신의 삶에 비추어 보아 가장 나아 보이는 길로 가도록 이끌어줍니다. 어떤 때는 남들이 좋다고 하는 길로 어떤때는 자신이 목표로 했으나 가지 못했던 길에 대한 미련으로 또는 자신이 이루어 놓은 업적이 자신이 죽고나면 사라질까봐 이 세상에 남기기 위해 자식에게 자신의 꿈을 주입합니다. 어릴 때 부터 그러한 부모의 가치관을 듣고 자란 아이는 자기도 그렇다고 생각하지만 커가면서 반발심이 들 때도 있을겁니다. 하지만 그것이 자신의 꿈을 찾게 된 것이라는 사실도 모른채 그저 부모님이 이야기한 삶과 다른 것에 마음을 빼았기고 있다는 것에 죄책감을 느낍니다. 이건 나쁜일이라 생각하기에 부모에게 말할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마음속에만 묻어 놓습니다. 

 

 자꾸 비집고 올라오는 자신의 꿈을 밟아 내리면서 애써 웃으며 부모님의 뜻을 따르고 있는 '착한아이'들이 세상엔 참으로 많은 것 같습니다. 엘리멘탈에서 엠버는 이야기 합니다. '난 왜 그냥 착한 딸로 있지 못하는 거지..?' 라고 말이죠. 당연하죠. 딸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어엿한 인간이니까요. 어릴 땐 부모님의 말씀으로 살아가지만 커가면서 자신의 생각이 생기니, 자신의 생각과 부모님의 생각이 다르게 되고 괴리를 느끼는 것이 당연하죠. 자신의 꿈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절대로 '나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결국은 내 인생에 대한 결정이니까요.

 

 이것은 부모님이 자신의 꿈을 아이에게 쏟아부으면 부을수록 역설적으로 심해지는 것 같습니다. 부모가 제시하는 길을 갈 때 부모님이 행복해 하는걸 본 아이는 그 길로 계속 가고자 하고 자신을 위해 한 부모님의 희생을 압니다. 그래서 자신의 생각이 생기더라도 무시하고 부모님에게 말을 하지 못한 채 마음으로 혼자 상처를 내고 있는 것이죠. 이런 생각은 잘 바뀌지 않습니다. 애니메이션과 뮤지컬에서도 '죽음'이라는 큰 충격을 받은 후에나 자신의 뜻을 깨고 아이들이 원하는 것에 귀를 기울이고 축복해주죠. 현실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아이가 클때까지 몇십년 그 길만 보고 쏟아부은 부모님은 조금만 더 하면 자신이 꿈꿔온 길을 가는 아이가 된다는 생각에 쉽게 자신의 뜻을 굽히지 못합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아이들이 자신의 꿈에 대해 이야기 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죽음'이라는 경험 후라도 이 아이가 다른 꿈을 꾸고 있다는 것을 알지도 못한다면 변할 것은 없겠죠. 아이가 자신의 생각이 생길 쯤엔 이미 부모님에 대한 죄책감 때문에 이야기 하기 힘들어 질겁니다. 그리고 부모님은 별 말없이 따라주는 이 아이가 다른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못하죠. 그래서 대화는 중요합니다. 그리고 어릴 때 부터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좋은 길을 제시해 주면서도 아이가 원하는 것이 있는지 자유롭게 말 할 수 있는 기회를 자꾸 주는 것이 좋을것 같습니다.

 

 그리고 부모님과 다른 생각으로 힘들어하고 있는 아이들은 일단 자신의 이야기를 부모님께 하는 것이 자신의 꿈으로 가는 시작점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야기를 한다고 이해해 주실것이라는 기대는 버리기 바랍니다. 불같이 화를 내실 것이라는 것은 알아둬야하죠. 하지만 또 알아둬야 하는 것은 그것이 끝은 아니라는 겁니다. 20년 정도 자신의 꿈에 대한 이야기 없이 살아왔다면 그 20년간 축적된 에너지가 부모님께 충격으로 다가올 것이라는 것은 알아야 합니다. 하지만 이야기 하지 않으면 그 기회는 영원히 오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알아야 합니다. 이야기 하지 않고 부모님은 자기를 몰라봐 준다고 화내지 마세요. 이야기 하지 않으면 당연히 모르는거니까요. 

 

 서로를 생각하고 있으면서도 방향이 달라 서로에게 상처가 되는 관계가 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비싸고 좋은 것이라 생각하는 랍스터가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에게는 선물이 될 수 없듯이 상대는 자신과 다를 수 있다는 것, 그것에 나를 낳아준 부모님일지라도 내가 낳은 자식이라도 다른 생각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며 서로의 생각을 말로 전하고 각자가 가진 사랑이 서로에게 따스함으로 남을 수 있게 되면 참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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