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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 돌보기

나의 삶의 심사위원은 나

by 치유의 천사 2022. 9. 19.

 지난 주 서울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추석때 중황자실 당직을 서고 난 후 잠을 못자 스트레스를 받은 나머지 당직 끝나고 나와 충동적으로 서울에 숙소를 잡아버렸죠. 그리고는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광장시장도 가고 남산도 가고 이태원도 가고 명동도 가고.. 아주 뻔질나게 돌아다녔습니다. 물론 참 좋은 시간들이었죠. 인스타에 스토리를 올리며 평소에 먹고 싶었던 것들을 먹기도 했고, 인친님들이 여행할 곳 추천도 해주셔서 몰랐던 곳들을 갈 수 있었거든요. 그런데 한가지 아쉬웠던 것은 한 곳에 머무르기 보다는 패키지 여행을 하듯이 거기 가서 인증샷을 찍고 급하게 다른 곳으로 이동하고 있었죠. 

 

 저에게 여행이라는 것은 나와의 대화를 하면서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가지고 내 시간을 내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것을 느끼며 자존감을 회복한다는 의미가 있는 겁니다. 그런데 지난주 여행에서는 조금 달랐어요. 왠지 인스타에 올리기 위해 내가 여행을 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뭔가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여행을 한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다른 사람들에게 나는 여행도 많이 다니고 에너지가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스토리에 올릴 사진을 찍고 돌아다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낙산공원에 가서 그 아름다운 야경을 보면서 사진을 어떻게 찍을 지 고민하느라 다른 생각은 잘 못했거든요. 여러곳을 다니면서 여러 경치들을 보았는데 어떤 곳은 제 눈으로 본 것보다 카메라 렌즈를 통해서 본 시간이 더 길었던 것 같습니다. 

 

 너무 급하게 다니느라 나 자신과의 대화는 하지도 못했고, 내 자유로운 의지라기 보다 뭔가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기위해 뭔가에 끌려다니는 느낌이라 자존감을 그리 챙기지도 못했던 시간이었습니다. 내가 여행에서 의미를 가지는 것보다 인스타에 올려서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인가에 대해서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죠. 여행동안 멋진 경치는 많았습니다. 창경궁도 좋았고요 경리단 길도 좋았고, 남산의 야경또한 좋았습니다. 물론 낙산공원의 야경도 끝내줬죠. 

 

하지만 아까 이야기 했듯이 그 경치들을 내 눈으로 바라보기보다 카메라 렌즈를 통해서 더 많이 본 것 같습니다. 그렇게 되니 그 장엄한 경관들이 나에게 감동을 주기 보다는 사람들에게 자랑거리 하나 더 생겼다는 정도의 의미밖에 가지지 못했습니다. 이게 과연 의미가 있는 일인가..라는 생각을 했죠. 

 

그래서 이번주 당일치기 서울 여행은 조금 여유롭게 가보았습니다. 먼저 서울숲으로 갔죠. 지난 주 같으면 목표지점의 갯수에 더 신경을 썼을 것 같은데 이번에는 조급해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서울숲에서 음악을 들으며 산책하고 사슴을 보고, 발걸음 닫는대로 걷다보니 생각지도 않게 한강을 따라 걷게 되었습니다. 물론 인스타에 또 찍어서 올리긴 했지만 그래도 오늘은 목적지도 정하지 않고, 여유롭게 발길 가는대로 다니며 카메라 렌즈보다는 제 눈으로 경치를 보며 감탄했던 여행이었습니다. 한강을 따라 걷다가 벤치가 비어 있길래 누워서 바람을 즐기면서 여유로운 시간도 가졌죠. 

 

아마 주변 사람들은 이상하게 생각했을 겁니다. 도저히 그정도 산책을 할 복장은 아니었거든요. 쿠션없는 컨버스화에 긴 카고바지, 등엔 가방과 얼후를 매고 한강변을 걷는 사람은 흔치 않으니까요. 그 더운날..하지만 저는 좋았습니다. 바지가 불편하고 신발이 불편했지만, 그리고 원래 계획과는 다르게 흘러갔지만.. 그 자체를 즐길 수 있는 지금 상황이 저에게는 참 의미있게 다가왔죠. 

 

 내 인생의 심사위원은 '나'입니다. 우리는 생각보다 내 삶에 대한 판단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일이 많은 것 같아요. 그래서 인스타에 나의 삶을 올려서 내 삶이 행복한 삶임을 다른 사람들에게 증명하고 인정받고 싶어하죠. 가끔은 내 자신이 만족이 안되어도 다른 사람들의 만족을 더 우선시 하면서요. 우리가 다른 사람의 시선을 생각하면 놓치는 것들이 너무 많습니다. 나의 삶에 의미가 되어야 할 야경은 다른 사람에게 자랑할꺼리 정도의 의미밖에 가지지 못할 테니까요.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 아니라면 우리의 삶의 심사위원은 우리라는 것을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내 삶이 행복한지 아닌지를 결정하는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나이니까요. 그러니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보여질 것인지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심사위원인 나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삶의 기준을 바꿔 보는 우리가 되면 좋겠습니다. 물론 저는 아직도 힘듭니다. 사진을 찍으면 인스타에 올릴 생각을 아직도 하거든요. 한번 했던 사람들은  그것을 끊기가 쉽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러니 이것이 잘 안된다고 자신에게 실망하기 보다는 원래 어려운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조금은 여유를 가지고 함께 바뀌어 가는 우리가 되면 좋겠습니다.

 

새로운 한주도 화이팅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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