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에 글램핑을 가서 오후에 산을 올랐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걸어서 1시간 반쯤 걸린다는 표지판이 있었지만 산 입구에서 보기에 정상은 그리 멀지 않아 보였습니다. 아주 천천히 걸어가는 것을 기준으로 1시간 반이면 빨리 걸어가면 1시간이면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죠. 제 목표는 산 정상의 호수 였기에, 지금 눈에 보이는 정상에 호수가 있다는 것을 의심치 않았습니다.
그런데 산을 올라가면서 뭔가 잘못 되었음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산은 생각보다 굽이굽이 이어져 있었고, 처음에 정상이라고 생각했던 곳은 다음으로 가기 위한 산길이 이어져 있는 곳이었습니다. 그저 앞에 있어서 그것이 정상이라 생각했던 것이고 그 뒤에 보이지 않는 길이 더 있었던 것이었죠. 그 사실을 알고서는 불안감에 휩싸였습니다. 마침 눈이 오기 시작했고, 시간안에 갔다가 어두워지기 전에 내려올 수 있을지 불확실 했기 때문이죠.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지금이라도 내려가야 하나..하고 말이죠.
하지만 한번 참았습니다. 이 굽이만 지나면 금방 정상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으니까 말이죠. 지금 눈 앞에 보이는 저곳이 정상일 것이라 다시 믿으며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그런데 정상이라고 생각했던 그곳은 또 정상이 아니었습니다. 완만한 내리막길을 뒤에 숨겨놓은 가짜 정상이었죠. 다시한번 절망했고, 포기하고 내려가야 하는지 고민했습니다. 거긴 사람도 다니지 않고 조명도 없는 곳이었거든요. 하지만 그냥 올라갔습니다. 극P인 제게 다른 계획이 있던 건 아니고 어떻게 되겠지..하는 막연한 생각으로 올라갔습니다. 결국 밑의 표지판대로 1시간 반이 되어서야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는 정상에 도착하자 해가 뉘엿뉘엿 지기 시작했죠. 그 뒤는 이전 글에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어찌어찌 내려올 수 있었습니다.
내려와서 생각해보니 그날의 등산은 우리의 인생과 비슷하지 않나 생각했습니다. 우리는 어떤 목표를 가지고 일을 시작합니다. 체중을 감량하려고 운동을 시작하기도 하고 경제적인 파이프라인을 만들겠다고 인스타와 블로그를 시작하기도 하죠. 그리고는 10키로 감량을 목표로, 그리고 팔로워 1000명을 목표로 설정하고 길을 걸어갑니다. 하지만 내가 목표로 설정했던 곳에 다다르니 그건 최종목표가 아니라 중간의 체크포인트 정도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10키로를 줄인다고 그것이 평생 가는 것도 아니고 팔로워가 1000명이 된다고 바로 수익이 있는 것도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되죠. 그 지점만 바라보고 달려왔는데 그게 최종지점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되면 고뇌에 빠집니다. 이걸 더 해야하나?
등산을 하면서 이 길을 계속 걸어가야 하는지, 아니면 지금이라도 포기하고 내려가야 하는지 끊임없이 고민했습니다.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도 마찬가지죠. 어떤 일을 시작을 했는데 딱히 가망이 없어 보이고 생각했던 것과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지금까지의 시간은 버렸다 생각하고 그만둘지, 아니면 어떻게든 될 것이라 생각하고 앞으로 나아갈 지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민하게 되죠.
제가 드리고 싶은 이야기는 어느쪽도 괜찮다는 겁니다. 어느 한 쪽이 틀린 것이 아닙니다. 그냥 다른 길인 것이죠. 양쪽 모두 장단점은 있으니까요. 만약 제가 중간에 등산을 포기했다면 별 탈 없이 건강하게 내려와서 다른 곳으로 향했을 겁니다. 아쉬움과 후회가 남았을지는 모르지만 오히려 다른 곳에서 더 좋은 경험을 하고 시간을 보냈을 수도 있겠죠. 반대로 포기하지 않고 올라갔기 때문에 볼 수 있었던 풍경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위험하고 무서운 상황에서 깨달은 바들이 있어 지금 글로 풀어내고 있죠. 이것은 올라갔기 때문에 얻을 수 있었던 것들입니다. 하지만 해가 져서 내려온 것도 사실이고 위험했던 것도 사실이에요. 그렇게 중간의 선택은 두 가지 다른 결과를 가져오겠지만 그중 하나는 맞고 하나는 틀린 것이 아닙니다. 그냥 말그대로 다른 결과인 것이죠.
뭔가 시작을 했는데 생각했던 것과 달라서 이걸 계속할지, 아니면 포기하고 돌아설지 고민하고 있나요? 괜찮습니다. 그런 고민은 당연한 거에요. 그 고민이 있기에 선택후에 우리의 아쉬움과 후회가 줄어들겠죠. 중요한 것은 한 쪽을 선택했다면 그 선택만 바라보고, 그 선택에서 얻어가는 것에 집중하는 겁니다. 아까 말씀드렸듯이 두가지 길은 모두 장단점이 있어요. 하지만 우리는 한 가지를 선택할 때 포기해야 하는 것에 집중하고, 내가 선택한 길의 단점이 눈에 띌때 그 때 선택을 잘못했다고 반대쪽을 선택했을 때 얻게되었을 것들을 생각하며 계속 후회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많은 경우 그 길을 갔더라도, 선택하지 않은 길의 장점만을 생각하며 후회하게 되는 경우가 많죠.
결국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내가 선택한 길에 집중하는 겁니다. 일단 선택을 했다면 내가 선택한 길에서 얻을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죠. 오히려 다른 길을 선택했다면 지금 내가 얻은 것을 얻지 못했을 것이라고,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데 더 도움이 될 겁니다. 우리의 삶은 정답이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언제나 옳은 선택이란 있을 수 없죠. 어느길에나 얻을 수 있는 것이 있고, 어느길에나 위험이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가 선택을 할 때 다양한 경우를 고려해서 충분히 고민했다면, 선택하고 나서 뒤를 돌아보며 후회할 것이 아니라, 그 길을 갔다면 얻지 못했을 지금의 행복에 초점을 맞추면서 집중 해 나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선택의 기로에 서서 고민하고 있나요? 마음껏 고민하세요. 지금 하는 고민의 시간은 당연히 필요한 겁니다. 양쪽 길의 장단점을 잘 따지고 고민해서 선택을 하세요. 그리고 선택을 했다면? 그 길이 나의 최선이겠거니..하고 걸어가세요. 그 안에서 얻게되는 많은 것들을 놓치지 않도록 집중하며 그 안에서 행복을 찾아가는 것.. 이것이 우리가 살아가는데 참 필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러니 수 많은 선택을 해 나가는 우리, 앞으로는 조금 더 자신을 가지고 내가 택한 길 안에서 행복을 찾으며 앞으로 나아가는 우리가 되면 참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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