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집 근처 호수공원 달리기를 시작했습니다. 최근에 어깨가 좀 아파서 헬스는 못 나가고, 인스타를 보면 워낙에 집근처에서 러닝 하는 분들이 많아서 아무 준비 없이 "그냥 나가서 뛰어 볼까?" 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나갔습니다. 있는 운동복을 주워입고 나가서 뛰려는데 깨달았습니다. '아..나 러닝화 없구나..' 신발장에는 단화, 구두, 등산화, 크록스가 있었죠. 어쩔 수 없이 단화를 신고 나갔습니다. 나이키 어플을 깔고 달리기를 시작했죠.
생각보다 뛰는건 좋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땀흘려 뛰었던 것이 언제인지 몰랐거든요. 그런데 어플에서 안내하는 대로 달리기를 했고, 달리기 마지막 쯤에는 무릎이 아프기 시작한 겁니다. 물론 숨도 차고 다리도 아팠지만 무릎이 너무 아프더라고요 그래도 그냥 참고 뛰었습니다. 어플에서 안내하는 운동이 끝나고 천천히 걸어서 집으로 오는데 무릎때문에 다리가 삐걱거리고 골반도 아프더군요. 다음날도 단화를 신고 뛰었는데 역시나 무릎과 고관절에 통증이 왔습니다. 걸을 때 불편할 정도로요. 최대한 안 아프게 걸으려다 보니 걸음걸이도 이상해지더군요.
그래서 러닝화를 샀습니다. 인스타 스토리에도 물어보고 인터넷으로 찾아보면서 하나를 인터넷으로 구매했죠. 그리고 오늘 처음 신고 뛰었습니다. 그리고 50분 달리기 코스를 선택하고 달렸습니다. 지난번에는 25분 남짓의 프로그램이었지만 오늘은 러닝화도 있으니 50분 달리기를 했죠. 그리고 달렸습니다. 처음에는 러닝화에 쿠션이 좀 더 있네 정도의 느낌이었는데 50분의 달리기 프로그램이 마무리 될 수록 몸으로 느꼈습니다. 무릎이 아프지 않다..결과적으로 뛰는데 호흡과 자세에 좀 더 집중할 수 있었다는 것을 말이죠.
우리는 흔히 '장비빨'이라는 말을 합니다. 헬스를 할 때는 스트랩을 써서 당기는 운동을 할 때 쥐는 힘이 약해서 더 무거운 것을 들 수 없는 것을 보조해주어 더 강한 자극을 받고 그 부위 운동에 집중 할 수 있게 해줍니다. 그리고 제가 하는 얼후라는 악기도 좋은 활을 사용하면 끽끽대는 소리를 줄여주어 음악의 표현과 감정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도와주죠. 이런 장비빨을 세우기 위해서는 목표에서 조금 돌아가는 시간이 생깁니다. 장비를 알아보고 비교하는 '시간'이 필요하고 부수적으로 '금전'적인 소비가 필요하죠. 그거 사려고 고민하는 시간에 연습을 5분이라도 더해라!! 라는 생각을 할 수 있어요. 하지만 그 시간과 돈을 투자한 것 보다 더 큰 효과를 불러와서 결과적으로 목표에 더 가깝게 갈 수 있게 해 주는 것이 '장비'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인생에도 이런 장비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조금은 목표에서 돌아가는 느낌이 들지만 결과적으로 더 효과적으로 목표에 이를 수 있게 해 주는 것 말이죠. 저는 이것이 우리의 '취미'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우리가 목표로 향하는데 집중해도 모자랄 에너지를 쓸데없이 소모하게 만드는 것들이 생겨요. 많은 경우 회사생활을 충실히 하고 싶지만 회사내에서의 인간관계가 쓸데 없이 나의 감정을 소모하게 만들기도 하죠. 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집으로 고스란히 가져와서 밤새 곱씹는 건 쓸데 없는 에너지 소모만 크게 만들 뿐입니다. 그렇게 에너지를 빼앗기다 보면 회사업무에 집중할 수 없게 되고 그래서 자존감도 떨어지고 신경도 예민해지는 경우가 생길 수 있죠.
하지만 나에게 맞는 취미생활이 있어서 회사가 끝난 후 취미생활로 스트레스를 한번 끊어내고 집으로 돌아온다면 에너지의 회복속도가 더 빠르지 않을까요? 취미를 통해 자존감도 높일 수 있고 쓸데없이 소모되는 감정도 더 무거워지기 전에 끊어 버릴 수 있으니 일석이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물론 취미생활이라는 것이 시간을 잡아먹고 금전적인 소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 내 목표에서 돌아가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하는 걱정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잘 알아본 좋은 장비가 쓸데 없이 소모되는 에너지를 줄이고 목표에 집중 할 수 있게 도와주듯이 나에게 맞는 '취미'라는 장비또한 내 인생의 목표에 집중할 수 있게 도와 줄 겁니다. 또한 우리 인생의 목표를 '행복'이라고 한다면 이 취미는 빠져서는 안 될 것이 되죠.
그러니까요 우리, 자신에게 맞는 취미를 한 가지 정도는 찾아보기로 하죠. 지금은 왠지 시간낭비 같고, 돈낭비 같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요 조금 더 길게 보기로 해요. 제가 매주 얼후를 배우러 한시간 반 전철을 타고 홍대에 간다고 했을 때 처음에는 쓸데 없는 일이라고 했던 사람들도 있어요. 하지만 2년 정도 그 생활을 한 지금 저는 얼후라는 악기를 선택한 것을 전혀 후회하지 않습니다. 일단 사람들이 잘 모른다는 점에서 마음에 들고요, 아직은 제 감정표현이 되지는 않지만 언젠가 될 꺼라는 기대와 얼후를 통해 만나게 된 좋은 사람들이 있어서 저는 굉장히 만족하고 있거든요. 제 인생의 좋은 '장비'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다들 자신에게 맞는 '취미'라는 장비를 잘 준비하면서 삶의 목표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는 우리가 되면 참 좋겠습니다. 그럼 모두들 오늘도 화이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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