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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 돌보기

그 때 하지 못한 것들을 후회하나요?

by 치유의 천사 2023. 4. 16.

 2년째 얼후라는 악기를 배우고 있습니다. 얼후는 중국 현악기로 우리나라 해금이랑 비슷하게 생겼죠. 왼손으로 음을 짚거나 기교를 넣고 오른손으로는 활을 켭니다. 음을 얼마나 정확하게 내는지를 결정하는게 왼손이고 여러가지 음의 기교를 넣는 것이 왼손이다 보니 악기 연습을 할 때는 왼손을 위주로 연습을 하게 되죠. 하지만 처음 얼후를 배울 때 선생님께서 강조하신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왼손 보다는 활을 키는 오른손 연습을 더 많이 해야 한다는 것이었죠. 

 

 처음에 악기를 배울 때는 음을 정확하게 내는 것이 중요하게 느껴집니다. 어찌 되었든 왼손으로 음을 짚어야 한곡이 노래가 되어 나오니까요. 그리고 처음엔 그 한곡 한곡을 할 수 있다는 것에 흥미가 있지 그 곡을 얼마나 감정을 넣고 표현해 내는가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왼손은 계속 연습해야 하는 것이고, 상대적으로 오른손은 어찌되었든 움직이면 소리는 나니 그다지 중요하게 연습하지 않았죠. 

 

 하지만 이제 시간이 조금 지나고 농현이나 여러가지 기교를 배우다 보니 '아.. 그 때 이래서 활을 연습하라 하셨구나..' 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왼손이 아무리 기교를 부리고 정확한 음을 짚어도 오른손의 활이 안정적이지 못하면 소리가 갈라지거나 삑사리가 나게 되죠. 소리가 예쁘게 나오지 않아서 왜 그런지 고민을 하던 차에 선생님께서 말씀해 주셨습니다. 활이 갑자기 너무 빨라지거나 너무 힘을 주면 소리가 갈라진다고 말이죠. 듣고 보니 정말 그렇더라고요.. 연주를 하면서 조금이라도 격양되어서 강하게 연주하려 하면 여지없이 소리가 갈라집니다. 급한 마음에 활을 일정하게 긋지 못해서였죠. 아직 제대로된 활질이 몸에 배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걸 처음에는 모르다가 2년이 지난 이제서야 깨닫고는 조금씩 신경쓰며 고쳐 나가고 있죠. 

 

 그런데 이제서야 깨달았다고 처음부터 활질을 연습하지 않는 나날들을 후회해야 할까요? 또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만약에 그 당시 나는 기초부터 탄탄히 하겠어!! 라는 마음으로 활질만 밤낮으로 연습했다면.. 저는 금방 질려서 그만 두었을 겁니다. 그 당시 편협한 제 시야에 '재미있어 보이는' 것을 선택해서 연습했기 때문에 어찌 되었든 2년이라는 시간을 이어올 수 있었고, 얼후를 취미로 하고 있다고 이야기는 할 수 있는 단계까지 올 수 있지 않았을까요? 어찌되었던 그 때는 그게 최선이라고 생각해서 선택한 것이니까요.

 

 물론 이미 습관이 되어 버린 잘못된 활질을 다시 고치는데는 시간이 다시 걸릴껍니다. 하지만 그 전 처럼 실력에 별 도움 안되는 연습을 하는 지루한 시간이 아니라, 내 실력을 올리기 위한 중요한 연습이라는 필요성을 느끼면서 하는 연습이 되겠죠. 그리고 활질이 달라질수록 함께 달라지는 음색도 함께 느끼면서 말이죠. 같은 곡을 연주해도 이전에 내 얼후에서 나오던 삑삑거리는 소리가 아니라 그나마 조금 깊은 울림이 나온다면 그 연습에서 보람을 느끼면서 자발적으로 할 수 있을 겁니다. 

 

 인생을 살다보면 시기를 놓쳐서 후회하게 되는 일들이 있습니다. 다른 친구들 공부할 때 상황이 좋지 않거나 살짝 방황해서 학교를 졸업을 못했다던지, 자격증을 따지 못했다던지, 더 젊었을 때 혼자 여행을 가 보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던지 하는 경우가 있어요. 그리고는 '이미 늦었다'고 말하며 그때의 나를 원망한 채 포기하고 자책만 합니다. 그리고는 자신을 패배자라며 자존감을 깎아먹는 경우가 있죠. 하지만 그것이 정말일까요? 정말로 그 때의 나는 잘못된 선택을 한 걸까요? 

 

 아닐수도 있습니다!! 그 때의 미숙한 내가 보기엔 그게 최선이었을 수 있어요. 아니, 최선이라 생각하고 선택했을 겁니다. 경험이 없었으니까요. 얼후를 처음 배울 때 활질을 무시했던 저처럼 말이죠. 하지만 그 때 좀 더 기본적인 것들에 치중했다면 지금 내가 가진 것들을 가지지 못한채 시간을 버렸을 수도 있어요. 그 당시에 의미없다고 생각하는 것에 집중했다면 지금까지 이어오지도 못했을 테니까요. 그렇다고 이미 '늦어버린' 걸까요? 그것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 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확실하게 달라요. 그것에 대해 후회를 한다는 것은 그것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면서 시키니까 하는 것과 필요성을 느껴서 자발적으로 하는 것은 효율 자체가 다를 겁니다. 그리고 지금은 인생의 다양한 경험들로 인해서 그 때보다 문제해결능력이 올라 있을꺼에요. 그래서 그 때 보다 오히려 지금이 더 잘 해 낼수 있을 겁니다.

 

 요즘 뒤늦게 학업을 시작하시는 분들만 봐도 알 수 있어요. 뒤늦게 검정고시를 보고 대학을 다니시는 어르신들은 학교생활 자체를 즐기며 또래의 학생이 가지지 못한 연륜으로 학교생활을 훌륭하게 하고 계시죠. 그런 걸로 보아 뭔가 늦었다고 생각하며 후회한다면 더 늦기전에 그냥 시작해 보세요. 혼자서 여행을 못 가봤나요? 이번 주말에 목적지를 정해서 일단 떠나보세요. 막연히 좋을꺼라 생각했던 그것이 생각보다 더 좋은 것을 알게 될겁니다. 첫여행에 계획 잔뜩세우고 다 돌아보지 못해 아쉽더라도 그 여행을 시작했다는 사실만으로 이전과 다른 내가 되어 있음을 알 수 있을겁니다. 저도 30대 후반에나 혼자 여행을 다니기 시작했는데요 뭐..

 

 그러니까요 우리, 뭔가 과거에 하지 못해서 후회되는 것이 생겼다면 바로 지금이 시작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정말로 돌이킬 수 없는 일들도 있긴 하죠. 부모님 살아 생전에 잘해드리지 못한 것들같이 인간의 힘으로는 되돌릴 수 없는 것들 말입니다. 하지만 그런것이 아니라면 일단 다시 시작해보세요. 분명 그 때 시작한 것보다 더 스스로에게 보람을 느끼며 잘 해 나갈 수 있을겁니다. 그러면서 왠지 자신이 대단해 보이고, 내 안에 결핍되었던 것들이 조금씩 채워지면서 자존감도 조금씩 높아지겠죠. 그렇게 자신을 사랑하면서 후회보다는 도전하는, 그렇게 높아진 자존감으로 다른 사람들을 감싸줄 수 있는 우리가 되면 참 좋겠습니다. 그럼 이번 한주도 화이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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