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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에 대하여

관계의 상처

by 치유의 천사 2023. 11. 28.

 오십견이 왔습니다. 저희 병원 정형외과에 가서 초음파를 보고는 교수님께서 "이게 왜 벌써 왔지?" 라며 의아해 하셨죠. 아직 10년이나 남았는데 말입니다. 그렇게 주사치료를 하였습니다. 주사치료를 하고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왼쪽 팔을 앞으로 들거나 옆으로 들 때 통증이 있었고, 뒤로 돌려 열중쉬어 자세는 아예 되지도 않았습니다. 그렇게 아프다 보니 운동은 생각도 못하고 그냥 움직이지 않은 채 가끔오는 통증을 견디며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통증 때문에 움직이지 못했던 것도 있지만 왠지 운동하면 더 안 좋을 것 같았거든요.

 

 그렇게 정형외과와 재활의학과에서 주사치료를 받으며 조금 호전이 되기는 하였으나 통증이 남아 있는 때였습니다. 이제 병원 일도 조금 한가해져 시간적으로 여유가 생겨 운동을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어깨가 아프니.. 안 다치고 할 수 있도록 알려줄 수 있는 선생님께 PT를 받아야 겠다고 생각을 했죠. 그리고는 동네 헬스장에 문의를 하였습니다. 오십견이 와서 어깨가 아프긴 한데.. 운동은 해야 할 것 같아서 PT 문의 드린다고 했죠. 그랬더니 이전에 운동선수를 하셨던 선생님이 있다고 소개시켜 주셨습니다. 그렇게 상담날짜를 잡고 상담을 했습니다.

 

 어깨가 아픈 것은 견갑골의 움직임이 관련이 있다고 설명해 주시면서 어떻게 운동을 앞으로 하겠다고 계획을 설명해 주셨습니다. 처음엔 재활부터 하고 나아지면 근력운동을 하자고 하시더군요. 저는 재활이랑 운동이 무슨 차이인지는 몰랐지만 알아서 해주시겠지.. 하고 그냥 따라갔습니다. 솔직히 운동을 해야 어깨 통증이 낫는 다는 것이 믿기지는 않았습니다. 스트레칭이면 몰라도 운동을 해야 낫는다니.. 그래도 신뢰반 의심반으로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어깨에 마사지도 해주시고 스트레칭도 시켜주시면서 벽에 폼롤러 굴리기나 거울 닦는 동작 등.. 근육이 붙는 것과는 전혀 상관 없어 보이는 가벼운 운동들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하지만 막상 하니 어깨 통증이 있어서 쉽게 할 수는 없었죠. 그래도 나아지것지.. 하고 열심히 했습니다. 그렇게 일주일이 되기도 전에 어깨를 움직이는 데 통증이 없어진 걸 알았습니다. 나아지는 것을 느끼니 더 열심히 운동했고, 그렇게 어깨가 나아졌고, 오늘부터 근력운동을 살살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어깨 통증이 있으면 그냥 움직이지 말고 쉬어야 한다..는 저의 생각은 틀렸습니다. 주변 근육이 약화되어 그런 경우 오히려 운동을 해야 낫는 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이건 우리가 살아가며 맺어가는 관계에서 받는 상처도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누군가와의 관계에서 상처를 받는다면 우리는 대개 어떻게 하나요? 방안에 틀어박히지는 않나요? 다시 상처받을까봐 누군가와 관계를 맺는 것 자체를 두려워 하고 피하고 있지는 않나요..

 

 어깨가 아프기 시작해서 한창 염증이 있을 때는 운동을 안 하고 쉬는 것이 도움이 될 지 모릅니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운동을 안하고 가만히 있는 것은 궁극적으로는 호전 시키지 못하고, 오히려 통증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기 쉽죠. 관계도 그렇습니다. 관계에서 상처를 받고 난 직후라면 혼자서 조용히 회복하는 시간적인 여유를 가지는 것도 필요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모든 관계를 끊어 버리는 것은 궁극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합니다. 그냥 병만 묵히고 있는 꼴이 될 수 있으니까요..

 

 사람에게 받은 상처는 사람으로 치유될 수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관계에서 받은 상처가 완전히 사라질 수는 없지만 그 위를 다른 좋은 기억으로 덮어 치유 시켜 줄 수는 있는 겁니다. 그러니까 누군가에게 상처를 받았다면, 다른 사람과의 관계로 치유를 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그러려면 중요한 것이 다른 이에게 먼저 손을 내 밀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다른 사람이 먼저 다가와 주기를 바라는 것은 너무 불확실하고 또 오래걸리니까요. 그 보다 먼저 자신이 누군가에게 다가가보는 겁니다.

 

 물론 힘들 겁니다. 아주 가벼운 운동도 통증 때문에 버거웠던 제 첫 운동처럼 상처를 안고 다른 이에게 손을 내민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설테니까요. 더 긴장하게 될 것이고, 더 굳어져 있을 겁니다. 그건 자연스러운 겁니다. 나는 왜 떨쳐내지 못하는 것이냐며 자책하지 마세요. 사람이라면 원래 힘든겁니다. 그러니까 너무 자책하면서 서두르지 말고 자신을 다독이면서 손을 내밀어 보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좋은 사람들과의 건강한 관계를 뻗어나간다면 우리 관계 속에서 오는 상처들이 조금은 치유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렇게 서로에게 손을 내밀며 다가가는 우리가 되면 참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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