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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위에 사람이 모이는 따뜻한 사람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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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과 다른 길을 걷고 있는 우리 저는 지금 의사 생활을 하고 있지만 가톨릭 수도원에서 10년을 살다가 나왔습니다. 의대를 졸업하고 인턴, 레지던트를 하다가 수도원에 들어갔고, 10년을 살다가 지금은 나와서 다시 레지던트 생활을 하고 있지요.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다들 묻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10년을 허송세월을 보내고 돌아돌아 왔는데 그 시간이 아깝지 않냐고 말이죠. 그러면 저는 대답을 합니다. 정말로 1도 아깝지가 않았다고 말이죠. 남들 눈에는 당연히 버린 시간이라고 생각되는 그 10년이 제게는 정말로 지금의 저를 있게 한 소중한 시간이었거든요. 물론 '의사'라는 커리어에 있어서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어찌되었던 의사 생활에 10년이라는 공백기가 생겼고, 같이 공부했던 친구들은 전문의가 되어 개업을 하거나 요양병원 .. 2023. 2. 8.
마스크를 벗고 나를 드러내기 수년간 바래왔던 실내에서 마스크를 벗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병원에서는 아직 허용이 안되어서 저는 그리 실감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그래도 헬스장에 가서 느끼게 되었죠. 아..이제 되는구나.. 그렇게 운동을 하면서 슬슬 눈치를 보다가 꽤 많은 사람들이 이미 마스크를 벗은 것을 보고 저도 용기를 내어 마스크를 벗은 채 운동을 했죠. 참 신세계였습니다. 마스크를 끼고 운동을 하면 땀에 젖은 마스크 때문에 숨쉬기도 힘들고 찝찝한 기분이 계속 되었는데 마스크를 벗고 러닝을 하고 운동을 하니 새삼 싱그럽고 뽀송뽀송한 공기를 마실 수 있어서 참 좋았죠. 그렇게 마스크를 벗고 운동을 하고 있는데 조금씩 부끄러운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는 운동을 할 때 음악을 들으면서 계속 따라 부르며 운동을 합니다. 마스크를 끼고 있으면.. 2023. 2. 1.
내 길을 밝혀주는 건.. 가평에 놀러가 저녁에 호명호수에 걸어 올라갔다가 해가 져서야 내려왔을 때의 일이었습니다. 정상에 있는 호명호수까지 1시간이 걸린 다는 안내가 있었지만 좀 더 빨리 갈 수 있을 것이라는 근자감을 가지고 5시 30분에 호기롭게 길을 나섰죠. 당시에 눈이 온 후였고, 차도 다니지 않는 도로위의 눈을 길 가로 치워 놓은 상태였습니다. 별 생각 없이 올라갔죠. 치워 놓은지 조금 되었던 듯 까무잡잡한 때가 좀 있는 그냥 그런 눈들 이었습니다. 갓 내린 하얀 눈, 순수한 눈과는 거리가 멀었고 말그대로 '치워 놓은 눈'이었죠. 올라가는 길에 별 다른 눈길조차 닿지 않는 그냥 눈이었습니다. 그런데 정상에 다다르니 이미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던 겁니다. 내려가는데 다시 1시간이 걸릴텐데..벌써 해가 져서 어둑어둑해졌으니.. 2023. 1. 28.
나를 다시 일으키는 힘 가평에서 홀로 글램핑을 했을 때 이야기 입니다. 역시 글램핑은 불멍을 하러 하는 것이기에 마지막은 불멍을 하며 이것저것 생각도 정리하며 시간을 보냈죠. 처음에는 불이 정말로 안 붙습니다. 제가 못붙이는 것도 있겠지만 쌩 장작에 불을 붙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잠깐 불이 올라왔다가도 토치를 끄면 그 불도 다시 꺼졌거든요. 그렇게 어렵게어렵게 불을 붙이고 불멍을 했습니다. 불멍을 하다보니 실수로 불이 한번 꺼졌습니다. 다시 아까 했던 그 수고를 또 해야 한다는 생각에 막막 했지만 어쩔 수 없이 장작을 넣고 부채질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토치로 불도 안붙였는데 불씨가 살아나더니 불이 활활 붙는 것이었죠. 내심 다행이라고 외치며 아까랑 뭐가 다르길래 불이 이리 쉽게 붙은건지 살펴보았습니다. 답은 밑에 깔린.. 2023. 1. 24.
내 마음에 빵꾸가 났을 때 오늘은 왠일로 병원 일이 빨리 끝나서 집에 가는 길에 식당에서 간단하게 사먹고 들어가서 헬스장을 가야 겠다는 생각으로 차를 몰았습니다. 그렇게 집에 오는 길에 순대국밥 식당에 들러 국밥을 먹고 나와 다시 차를 몰기 시작하는데 계기판이 조금 이상한 겁니다. 운전을 하면서 앞을 보는데 아래 시야에 걸리는 계기판이 평소와는 다른 느낌이었죠. 자세히 보니 왠 노란 느낌표가 떠 있는 것이었습니다. 지난번에 계기판 오류가 나서 아무 문제 없었는데 불이 켜진 적도 있었고, 어떤때는 버튼 하나가 잘 못눌려서 계기판의 불이 켜진 적도 있었죠. 그래서 별거 아니겠지..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예전에 어디서 저 표시가 타이어와 관련 있는 표시라고 했던 것이 기억이 났습니다. 평소같으면 그냥 괜찮겠지~ .. 2023. 1. 20.
나도 모르게 가치있는 나 이번에 청평으로 혼자 글램핑을 다녀왔습니다. 그곳엔 산위에 있는 호수인 호명호수라는 곳이 유명하다기에 무작정 찾아갔죠. 가는 길에 개방 기간이 3~10월까지라는 현수막을 얼핏 보았지만 애써 못본체 하며 계속 차를 몰았습니다. 그 입구에 도착해서 본 것은 차도는 개방되지 않았지만 걸어서는 갈 수 있다는 안내문이었고, 3.9Km로 1시간 가량 소요 된다는 안내였습니다. 저는 어차피 온거 좀 빨리 걸으면 되지 않을까..하는 안일한 마음으로 출발했죠. 그렇게 아무도 없는 차도를 혼자 걸으며 생각보다 먼 거리와 그날 헬스장에서 하체 운동을 했다는 것을 새삼 체감하였습니다. 빨리 걸으면 될 것이라는 생각과는 달리 정말로 1시간이 걸리더군요. 출발한 시간이 5시 좀 넘어서였고 호명호수에 다다르니 6시가 넘어 있었고 .. 2023. 1.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