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도 말씀드렸듯이 저는 계획을 참 못 세웁니다. 요즘 유행하는 MBTI로 저는 ENFP인데요 P 들이 그렇게 계획을 못세운다고 하더라고요. 그게 저입니다. 그래서 저는 여행을 갈 때도 그냥 어디 가야지 하는 것만 정하지 정확한 동선은 짜지 않고 그냥 갑니다. 휴가때 제주도 여행을 가서도 그랬습니다. 숙소만 먼저 예약해 놓고 가서 유튜브를 보면서 다음날 뭘 먹을지, 어디를 갈 지를 정하곤 했거든요. 그러다가 갑자기 한라산도 오르고.. 그렇게 차를 하나 렌트해서 맘껏 돌아다녔습니다.
계획이 그 모냥이다 보니 많은 시행착오들이 있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한라산 가야지~라는 안일한 마음으로 그냥 한라산으로 갔을 때, 막상 가서 예약을 하고 와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별다른 실망하지 않고 그럼 다른데 가야지~ 하고 바로 유튜브를 검색하고 다른 곳으로 향했죠. 그리고 또 그 날을 알차게 놀았습니다. 그날 저녁에 한라산 등반을 예약하고, 갈 수 있었죠.
제주도에서 차를 렌트하면서 내비게이션에 의지하여 길을 찾았습니다. 내비게이션은 자기에 맞는 경로를 설정할 수가 있어서 최단거리로 가는길, 최단 시간으로 가는길, 고속도로를 경유하거나 아니면 국도만 타고 가는 길.. 사람의 취향에 따라 맞는 길을 설정할 수가 있습니다. 같은 목적지라도 경로를 나에게 맞게 설정할 수 있죠. 또한 아시다시피 내비게이션은 제시해 준 길을 제가 벗어나더라도 끊임 없이 목표에 도달 할 수 있게끔 잘못된 그 길부터 새로운 길을 제시해 줍니다. 그래서 중간에 좀 다른 길로 새도 결국은 목표에 도착을 하게 되니 내가 돌아온 그 길들이 잘못된 길이라기 보다는 그냥 남들과는 좀 다르지만 목표에 다다르는 맞는 길로 만들어 주는 것이 내비게이션이죠.
우리의 삶은 내비게이션과 같은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우리는 살면서 어떠한 목표를 세웁니다. 그리고 그것을 향해 달려가죠. 그러다가 내가 생각했던 이상적인 길을 따라 달려가죠. 하지만 실수로 내가 생각했던 길이 아닌 길로 들어섰을 때, 모든 것을 잃은 듯한 상실감과 패배감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나는 이 실수로 내가 목표한 곳에 다다를 수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요. 원래 계획하고 도달하려 노력했던 나의 목표를 한번의 실수로 버리고 다른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고 생각을 하게되죠. 그렇게 생각하다보면 선택 하나하나에 지나치게 부담을 가지게 되고 거기에 따라오는 결과에 일희일비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 새 항상 긴장상태에 이르게 되고 한번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기 위해서 자신을 다그치고, 예민한 사람이 되어 갈 수 있죠.
하지만 우리 인생은 한번의 실수로 전부가 무너지는 일은 흔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잠깐 옆길로 새도 언제나 내 목표에 이르는 다른 길은 뚫려 있다고 생각을 해요. 같은 목표라고 사람마다 맞는 길이 있다고 생각을 하고 각 경로의 장단점이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최단시간으로 가면 목표에는 빨리 도달하겠지만 그 사이 충분한 경험치나 추억을 쌓을 시간이 없어질 수도 있고요 국도로 가게 되면 도착은 좀 느릴 수 있어도, 각 지역에서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경험들을 하고 추억을 쌓으며 나아갈 수 있겠죠. 그래서 가끔은 내비가 가르쳐 주지 않는 옆길로 일부러 새 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게 될겁니다.
그러다 보니 저는 하나의 계획이 흐트러져도 별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습니다. 한라산을 갔는데 예약을 안하고 와서 올라갈 수 없더라도 그 주변에 있는 관광지로 향해서 예상치 못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요 계획에 없던 맛집을 찾아가보고요. 아무 생각 없이 지나가다 들른 곳이 언젠가 유튜브에서 봤던 맛집이라는 걸 깨닫고는 예상치 못한 행운에 기분이 좋아지기도 합니다. 물론 예상한 날에 한라산을 오르진 못했지만 행복하게 추억을 쌓는 여행이라는 제 목표에는 원래 제가 계획했던 것 보다 더 맞는 경로를 우연히 운좋게 발견 한 것이죠. 이건 옆길로 새지 않았다면 느껴보지 못하는 일들일겁니다. 또한 옆길로 샜더라도 내가 실수했다는 사실에 우울해하고 절망했다면 또 느낄 수 없는 것들이었겠죠.
그러니까요 내가 계획한 길이 조금 어긋났다고 생각이 들더라도요 그 지점에서 새롭게 목표점을 향해 갈 수 있는 길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나의 이 선택이 맞냐 틀리냐의 선택이 아니라 그저 경로 1과 경로 2를 선택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우리의 선택에 지나치게 스트레스를 받거나 예민해 지지 않고, 또 절망감에 휩싸여 새로운 길에서 오는 예상치 못한 행운들을 발견하지 못하는 불상사는 없어질껍니다. 그러다보면 나의 '다른' 선택은 틀린 선택이 아니라 남들이 가지 않는 새로운 길을 탐험하는 것이라고 생각되고 오히려 이 길에는 무엇이 있을까..라고 더 기대하는 우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꼭 기억해주세요. 우리의 길을 한 가지가 아닙니다. 어떤 잘못된 길로 들어서도 목표까지 이르는 길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내비게이션을 생각하면서요, 우리가 가는 길이 내가 생각한 길이 아니라고, 다른 사람들이 가는 길이 아니라고 절망하지 않고 항상 새로운 희망을 가지는, 그래서 좀 더 여유를 가지고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영리한 호구'가 되어가면 좋겠습니다.
날씨가 아직도 많이 춥네요. 그리고 코로나 확진자들도 엄청나게 나오고 있는데.. 다들 건강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옛말에 바보는 감기도 안 걸린다고....제 환자들은 확진이 나오는데 저는 정작 걸리지 않고 있네요.. 얼마나 바보인거지..🤔아무튼 다들 행복하고 따뜻한 밤 되시길 바래요~ 다들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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