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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 돌보기

내가 할 껀데 다른 사람 눈치를 왜 봐?

by 치유의 천사 2023. 10. 14.

 저는 오락실에 있는 인형뽑기를 좋아합니다. 딱히 인형을 좋아하는 건 아닌데.. 그냥 안 뽑히는게 정상이라고 생각하는 인형이 딸려 나올 때 왠지모를 성취감과 희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어? 이게 왜.. 나오지?' 라는 생각과 함께 저도 신기해하죠. 그런데 항상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인형을 뽑고 나면.... 이걸 들고 집에 갈 때까지 들고 다녀야 하거든요. 저는 외출할 때 차를 잘 안가지고 다녀서 말이죠.

 

 오늘도 인천 갔다가 집에 오는 길에 지하철역에 내려서 마트에 가는 길이었습니다. 길가에 못보던 오락실이 생겼길래 극P인 저는 아무생각 없이 들어갔죠. 인형뽑기가 주욱 늘어서 있더군요. 수달 인형이 뽑고 싶었지만 한두번 시도하다가 각이 나오지 않아 포기하고 뭔가 찹쌀떡같이 생긴 강아지 인형에 도전을 했습니다. 그러고는 몇번의 도전 끝에 뽑았죠.. 그러고는 정신이 들었습니다. '아..이거 어떻게 하지..?'

 

 인형을 뽑고 바로 집에 올 것도 아니었고, 카페에서 책좀 읽다가 마트 들러서 저녁거리 사오려고 했는데 덜컥 뽑아버린 겁니다. 가방에 들어갈 크기도 아니고.. 나오다가 아무 아이한테나 줄까 하다가 그것도 괜히 그 아이 부모님이 안 좋아하실까봐 포기하고 들고 나왔습니다. 오락실을 나오며 괜시리 쑥스러워 인형 귀를 잡고 들고 다녔습니다. '나는 이 인형이 소중해서 들고 다니는 이상한 사람이 아니에요!' 라고 온몸으로 핑계를 대며 최대한 인형을 소중하지 않아 보이게 들고 다녔죠. 

 

 그런데 이 인형이 찹쌀떡같이 생긴지라 딱히 잡을데가 없었습니다. 귀를 잡아도 짧디짧은 팔을 잡아도 불편했죠. 마트에서 장을 보다가 귀찮아서 한쪽팔로 안고 다녔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보다 귀찮음이 우선하기 시작했던 것이죠. 어차피 모르는 사람들인데 내가 이 인형을 지금 어쩔수 없이 들고 다니는 것이라 굳이 귀찮게 핑계를 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이 인형이랑 롯데월드를 간 것도 아닌데 말이죠. 그러고는 세상 편하게 인형을 한쪽팔로 안고 다녔습니다. 처음엔 창피했지만 그러고 나니 점점 괜찮아지더라고요..

 

 우리는 자신의 모든 것에 대해서 설명하고, 핑계를 대려고 합니다. 특히나 다른 사람들이 이상하게 볼 것 같은 경우 말이죠. 오늘 뽑았던 인형이 그랬고, 연기를 처음 배울 때도 그랬습니다. 내가 연기를 배울 수 밖에 없는 이유들을 누가 물어보면 대답하려 생각했었죠. 그 준비한 대답은 내 감정을 표현해 보고 싶어서라던지 하는 등 상대방이 나를 이상하게 보지 않도록 살짝 각색해서 말입니다. 

 

 그런데.. 그럴필요가 있을까요? 연기는 그냥 뮤지컬이 해보고 싶어서 시작했습니다. 내 감정을 표현해 보는 것은 연기를 시작하면서 생각했던것이 아니라 연기를 배우면서 느꼈던 것이죠. 그렇게 저는 제가 좋아서 하는 취미에도 핑계를 대고 있었습니다. 그 이야기는 제 삶의 방식을 선택함의 기준이 나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시선'에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냥 내가 재미있어 보여서 내가 결정해서 배우기 시작한 겁니다. 나에 대해서 가장 잘 알고 있는 내가 나에게 맞다고 생각해서 선택한 것이죠. 그 선택에 대해서 '나에 대해 알지도 못하는 다른 사람'을 기준에 둔다면.. 좀 이상하지 않을까요?

 

 물론 그렇게 남들 눈을 신경쓰지 않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말씀드렸잖아요, 저도 그 상황에서는 잘 안 되었다니까요?^^;; 그러니까.. 뭐라고 하는거 아니니 안심하세요. 우리나라에 살면서 다른 사람의 눈을 신경쓰지 않는다는 거 당연히 어렵습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시선때문에 하고 싶은걸 못한다는 건 너무 안타까운 일이라는 건 사실이라 그러죠. 여러가지 현실적인 문제때문에 못하는 것이면 또 다른 문제겠지만 단지 다른 사람의 시선때문에 포기하는 경우.. 우리가 살면서 꽤 많이 있습니다. 이런 선택의 기로에서 자신에게 맞다고 생각하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 아니라면, 유일한 걸림돌이 다른 사람의 시선이라면.. 눈 딱감고 일단 해보시는 걸 강추합니다. 

 

 뭐든지 처음이 어려운 겁니다. 처음에 눈 딱 감고 시작해버리면 그 다음부터는 그 부끄러움은 점차 사라지고 해냈다는 자존감이 조금씩 그 빈자리를 메꾸고 있을 겁니다. 무언가를 선택할 때.. 나에 대해 모르는 다른 사람의 시선을 너무 생각하지 마세요. 나에대해 가장 잘 아는 '내'가 선택한 것이라면, 맞는 것이라 생각하고 밀고 나가 보세요. 분명 시간이 흐르고 '그 때 시작하지 않았으면 어쩔뻔했어~!!'라며 자신의 선택에 당당하고 자존감 높은 내가 되어 있을테니 말이죠. 그럼 자신에게 필요한 것들을 현명하게 선택해서 밀고 나가는 멋진 우리가 되길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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