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주위에 사람이 모이는 따뜻한 사람되기
내 마음 돌보기

스트레스를 받을 때 어떻게 하나요?

by 치유의 천사 2023. 9. 22.

 어제는 중환자실 당직을 섰습니다. 벌써 3년차가 되었건만 당직을 서면 언제나 긴장이 되죠. 갑자기 어떤 환자가 안 좋아질 지, 안 좋은 환자가 응급실 통해 중환자실로 입원을 올지, 손 쓸수 없는 환자가 생기면 어떻게 할지.. 등 많은 걱정 때문에 잠도 제대로 잘 수가 없습니다. 자다가 응급한 전화를 못받을 까봐 불안하고, 어차피 밤새 한시간에 한두번은 전화가 오니.. 그 만큼 당직이라 함은 스트레스를 느끼게 됩니다. 

 

 어제는 저녁으로 병원밥도 먹어서 배가 그리 고프지 않았는데 요즘 SNS에서 인기가 있는 마라엽떡이 갑자기 먹고 싶은 것이었습니다. 그 마라엽떡이 제게 필요하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해가 될 것이라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였습니다. 배가 고픈 것도 아니었고, 게다가 요즘 살을 빼겠다고 운동도 하고 있으면서 밤 10시에 엽떡은 제 몸의 그 어디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 자명했죠. 그래서 많이 고민했습니다. 그러다가 시켰습니다. 

 

 결과적으로 다 먹지는 못했지만 맛있게 먹었습니다. 하지만 후회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죠. 그 오밤중에 매운 것을 먹었고, 떡볶이가 배달 왔을 때 환자가 안 좋아서 병원앞에 그냥 놔 달라고 부탁을 드려서 배달된지 한 시간이 좀 지나서 먹었거든요. 그리고 다이어트에 1도 도움이 되지 않았죠. 결국 제 몸에게 해를 끼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엽떡을 먹으면서 친구들과 떠들며 추억을 만든 것도 아니고, 배가 고프지도 않은데 그저 당직이라는 스트레스 때문에 먹은 것이었으니까요. 

 

 나중에 왜 그렇게 먹었는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리고는 자해하는 느낌과 비슷한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까지 했죠. 물론 과한 생각일 수도 있지만요. 우리는 뭔가 스트레스가 다가오거나 내 힘으로 어찌 할 수 없는 일을 만날 때 원망할 대상을 찾는 것 같습니다. 나에게 좋지 않은 이 상황을 제공한 누군가를 원망하며 나의 스트레스의 화살을 겨눌 누군가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 사람 탓이라도 해야 기분이 좀 나아질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 대상을 항상 찾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누군가가 잘못한 경우가 아니라 그냥 나에게 다가오는 일들이 있으니까요. 가령 제가 당직을 서는 것이 누가 잘못해서 서는 것은 아니니 말입니다. 안 좋은 환자가 오는 것을 환자의 탓을 할 수도 없고, 환자 상태가 좋지 않아 새벽에 연락을 하는 간호사 선생님의 탓을 할 수도 없습니다. 피곤함과 스트레스에 뭔가 화는 나는데 그 원인을 제공하는 누군가를 이성적으로 찾을수가 없는 것이죠. 그럴 때 가장 쉽게 그 불합리함을 해결 하는 방법이 나에게 화살을 돌리는 겁니다. 

 

 물론 그 상황들이 내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압니다. 하지만 나에게 벌을 주는 행위를 하면서 합리화 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고자 하는 것은 아닐까요? 그 불안의 정도가 심하다면 자신의 몸에 직접적으로 해를 가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지만 일상 생활에서는 저의 경우 먹는 다는 행위로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안다고 해서 이 습관을 고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왠지 스트레스를 받으면 먹으면서 풀 것 같거든요. 그래서 지금의 제 최선은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먹는 다는 행위를 할 지라도 그 순간이 지나 상황이 좀 안정되면 자신의 건강을 위하여 운동을 한다던지, 자신을 위한 일을 더 하는 것은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찌되었든 내 몸은 내가 제일 사랑해 주어야 하는 것은 맞으니 말이죠. 그렇게 다들 자신만의 방법으로 자신을 해치지 않으면서 스트레스 상황을 보내는 여유로운 우리가 되면 좋겠습니다. 더불어 자신의 스트레스 해소 방법을 답글로 나눠주시는 게 어떨까요?😅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