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코로나 자가격리 마지막 날이었습니다. 원래대로 1주일 격리였으면 내일까지 쉬고 금요일부터 출근이었지만 의료인들은 더 빨리 나와서 일할 수 있게 했다고 하네요. 물론 격리가 해제된 것은 아니라 다른 곳은 못 들르고 병원과 집만 오갈 수 있다고 해서 내일부터 출근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집안 대청소를 하였습니다. 냉장고 청소까지 했죠.
오늘 청소를 하면서 대단히 많은 양의 쓰레기가 집에 있었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게다가 더 놀라웠던 것은, 너무 오랫동안 그 자리에 있어서 그게 쓰레기인지도 몰랐다는 것이죠. 제 컴퓨터 책상에는 종이 뭉텅이가 올려져 있고, 크레파스도 있고 플라스틱 생수병도 있었습니다. 맨날 물병을 치울 생각은 했지, 이 종이 뭉텅이는 책상에 딸린 부속품 정도로 인식했는지 평소에 치울 생각을 안하고 있던 것이었죠. 그걸 오늘 대청소를 하면서 '이걸 왜 아직도 안버린거지?'라는 의구심을 품으며 드디어 버렸죠. 지금 글을 쓰고 있는데 내 책상이 이렇게 넓었었다는 것을 정말 오랜만에 느끼고 있습니다.
그렇게 청소를 하고 한 바퀴 둘러보는데 책상에 매직 하나가 눈에 띕니다. 바로 집어서 연필꽂이에 꽂아서 정리했죠. 그러면서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바로바로 치우면 대청소 안해도 될텐데.'하고 말이죠. 종이 뭉텅이가 책상위에 쌓여있던 때는 이런 매직이 하나쯤 굴러다닌다고 해서 보이지도 않고 치울 생각도 하지 않죠. 그런데 깨끗하게 정리를 하고 나니 정말 별거 아닌 굴러다니는 매직 한개도 눈에 띄어서 바로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의 마음도 비슷하지 않을까요? 우리 마음은 살면서 상처받기도 하고 거짓말을 하면서 더러워 지기도 합니다. 그런데 처음에는 거짓말을 해도 양심의 가책이 엄청나고, 조금만 상처 받아도 확실하게 느끼죠. 그리고 그것을 치유할 방법을 찾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마음의 정리를 할 타이밍을 놓쳐서 마음이 더러워 지면 내가 지금 상처를 받은건지 조차 알 수가 없고, 거짓말을 해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게 되어 버릴 수도 있죠. 이미 다른 것들이 매직 한 자루 같은 작은 것들은 보이지도 않을 테니까요. 그렇게 되면 이미 회복하기 어려워 집니다. 어디서부터 시작인 줄 모르니 해결할 수 없고, 나중에는 자기가 아픈지 조차 모르니 치료가 필요한 상태라는 것도 인지를 못하게 되니까요.
그래서 주기적으로 자기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일기를 쓰나봅니다. 저는 따로 일기를 쓰지 않지만 인스타에 계속 글을 올리다 보니까 일기아닌 일기를 쓰면서 제가 그 상황에 어떻게 느꼈는지, 어떻게 생각이 흘러갔는지를 생각할 시간이 있습니다. 게다가 이걸 이야기로 풀어야 하니 한 번더 정리를 하죠. 어떻게 시작되어서 어떻게 진행되고 마무리 되었는지요. 우리도 이런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책상위가 더러우면 쓰레기 한두개 추가된다고 우리가 알아챌 수 없어요. 하지만 깨끗하게 정리된 책상에는 어떤 게 쓰레기인지 바로 구분이 가고 정리할 수 있죠. 그런 것처럼 우리의 마음도 주기적으로 정리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우리에게 새로 난 상처나 더러움을 바로 알고 조치를 취할 수 있을 테니까요. 그렇게 나를 주기적으로 정리하면서 여유를 찾아가는, 그 여유로 주변사람을 품어줄 수 있는 영리한 호구가 되어 보는 건 어떨까요?
오늘 하루도 정말로 수고 많으셨습니다. 오늘은 훌륭히 살아낸 우리에게 잘했다고 이야기 해주면서 하루를 마무리 해보죠. 여러분 항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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