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저희 병원에 있는 카페에서 딸기쉐이크를 먹지 못합니다. 딸기 알레르기가 있는 것도 아니고 차가운 걸 못먹는 것도 아니지만.. 저는 딸기 쉐이크를 사먹지 못합니다. 심지어 저는 딸기 쉐이크가 좋은데 말이죠~!! 이런 말을 하면 사람들은 물어보죠. "그럼 왜 못마시는데?" 그리고는 제 대답에 한참을 웃습니다. "환자가 안 좋아져.."
저도 참 바보 같은 생각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제가 딸기 쉐이크를 사 먹는다고 설마 환자가 안 좋아 지겠어요? 그걸 머리로는 알고 있는데 쉽사리 먹을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연이 겹쳐서 제가 점심을 먹고 딸기쉐이크를 사먹고 올라오면 환자가 안 좋아지더라고요. 두번 사 먹었는데 두번 환자가 안좋아 졌는데.. 이정도면 과학이 아닐까요..;; 압니다. 이건 징크스라는 것이고 전혀 이성적이지 않다는 것을 말이죠. 사실 저는 딸기 쉐이크를 몇번 사 먹었는데 마침 두번 정도 환자가 안 좋아 졌던 것이 뇌리에 박혀서 그게 전부인 양 있지도 않은 인과관계를 제가 상상해서 만든 것일 가능성이 높죠.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라고나 할까요?
이런 징크스를 없애는 방법은 뭐가 있을 까요? 딸기쉐이크를 많이 사 먹어보면 됩니다. 딸기쉐이크를 사먹었는데 환자가 안 좋아지는 일이 안 생기는 경험이 많아진다면 조금 더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있겠죠. 5번 마셨는데 두번 환자가 안 좋아졌을 때, 딸기쉐이크를 매일 마시면서 50번 마셨는데 한 3번 환자가 안 좋아 진다면.. 그 수치만 봐도 제 징크스는 사라지지 않을 까요? 이렇게 딸기쉐이크와 연결된 징크스는 오히려 그 행위를 많이하면서 치유 받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사람사이의 관계는 어떨까요? 비슷하지 않을까요? 우리가 어떤 사람과 관계를 맺고 상처를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관계가 좋다고 생각을 했는데 뒷통수를 맞았다거나 가스라이팅을 당했다거나 하면서 말이죠. 그렇게 사람들에게 상처 받으면서 마음의 문을 닫기 시작합니다. 새로운 관계를 맺기가 어려워지고 저 사람과 관계를 맺고 싶지만 그리고 나서 또 배신당해서 상처 받으면 어쩌지..라는 두려움에 선뜻 관계 맺기가 어려워 지는 것이죠.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뭘까요? 관계를 많이 맺어 보는 겁니다. 이 세상에 나를 상처 주는 사람도 있겠지만요 나에게 힘이 되어주는 사람과의 관계, 분명히 많습니다. 우리가 한 두번 상처 받고 관계가 틀어졌다고 해서 사람과의 관계를 아예 끊을 생각을 하는 건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가 아닐까요. 5번 딸기 쉐이크를 먹고 환자가 두번 안 좋아져서 징크스가 생겼다면 딸기쉐이크를 마셨지만 환자들이 멀쩡한 경험들을 늘려가면서 징크스를 없앨 수 있을 겁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사람에게 상처를 받고 숨기 시작했다면 그걸 치유 할 수 있는 것 또한 사람과의 관계라고 할 수 있죠.
우리가 마음을 열고 진심으로 대할 수 있는 사람들이 없다고 생각을 하다가 한명이 생긴다면, 그 때부터 우리에게 관계에 대한 두려움은 확 사라질 겁니다. 왜냐하면 믿을 만한 사람과의 관계가 하나도 없을 때는 이런 관계가 과연 실존하는 것인지 확신이 서지 않거든요. 상상속의 동물인 '용'이나 '여자친구' 같이 현실세계엔 사실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는 막연한 확신을 가지고 살게되죠. 하지만 그러한 관계가 '한명'이라도 있다면, 내가 눈앞에서 '용'을 실제로 본다면 그건 더이상 의심의 여지 없이 실존하는 것이라는 것을 인정하게 되고, 용이 있다는 것을 당연한 사실로 받아들이게 되듯이, 마음을 터 놓는 관계가 이 세상에 있다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 들이게 되고, 그걸 바탕으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관계를 맺을 수 있게 될겁니다.
그 첫걸음, 굉장히 힘듭니다. 보이지도 않는 다리가 있다고 믿으면서 낭떠러지에서 뛰는 느낌일 꺼에요. 관계에서 상처 받기 싫은 마음이 지배적일 테니까 말이죠. 그렇게 첫 발을 내딛는 건 어렵고 무서운 겁니다. 그러니까 선뜻 앞으로 나서지 못하는 자신을 너무 다그치거나 깎아 내리지 마세요. 그럴땐 저를 생각해 주세요. 아직도 무서워서 '딸기 쉐이크'를 사먹지 못하는 저를 말이죠.
그러니까요 우리 한번 더 힘내서 누군가에게 다가가 보는 건 어떨까요? 관계에서 받은 상처는 관계로 치유된다는 이야기가 있죠. 저는 그게 참 옳은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관계에서 상처를 받으면 사람에 대한 불신과 두려움이 생기는 데, 그렇지 않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로 인해 그 두려움이 해소 되니까요. 저도 일단 내일은 점심을 먹고 인생에서 봉인해 두었던 딸기쉐이크를 사먹어 봐야 겠습니다. 내일은 아무일 없겠죠. ^^;; 다들 그렇게 자신의 징크스와 상처를 딛고 앞으로 한발짝 더 나아가보는 하루가 되시면 좋겠습니다~!!
오늘 하루도 정말로 수고 많으셨어요. 그럼 평안한밤 되시고 내일도 활기차게~!!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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