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라는 이름으로 묻힌 것들
코로나 병원에서 근무를 마치고 2주간의 자가격리를 마치고 오늘 출소하였습니다.
오늘부터 얼후를 배우기로 한 터라 핑계 김에 아침부터 홍대로 나섰지요.
아침에 일어나서부터 처음 수학여행 가는거 마냥 설레더라고요.
그렇게 부푼 마음을 안고 밖으로 나섰습니다.
세상에 바람이 그렇게 세게불고 추워서.. 밖으로 나온 인증샷도 겨우 찍었네요.
손이 시려워서.. 그렇게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고 지하철역으로 걸음을 재촉했지요.
그런데 평소 같으면 이렇게 추우면 짜증을 냈을 만도 한데 오늘은 추운 날씨조차도
음식에 알싸한 맛을 더 해주는 양념정도로 느껴지더라고요.
짜증은커녕 차가운 바람을 만끽했습니다.
그렇게 지하철을 타고 홍대를 돌아다니는데 세상 온갖 것들이 신기합니다.
겨우 2주 집에 박혀 있었을 뿐인데.. 그 새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는 것이 가능하더군요!!
자가격리 전까지는 테이크아웃만 되는 세상이었는데~!!
그리고 전철에 가득 차서 이리 밀리고 저리 밀리고 하면서도 그저 사람들이 이렇게
많다는 것이 신기하기만하고..
집안에서 자극 없는 음식만 먹다가 오래간만에 일본 카라이 라멘이라고 매운 라멘을 먹으며
자극적인 음식을 맛보며 맛있네.. 를 연발했죠.
하다 하다 삼성 페이 쓰는 것도 신기했어요.
밤거리를 쏘다니는 것도, 프리스비에 들어가 패드를 구경하는 것도, 명동성당에 가서
고해성사를 본 것도.. 그리고 자가격리 기간 동안 벼르고 벼르던 얼후라는 악기를 배우기
시작한 것도..
평소 같으면 별거 아니라고 지나갔을 것들도 심지어 짜증이 났을 상황에서도 2주 만에
만난 세상은 마치 처음 만난 듯 새롭게 다가왔어요.
삼성 페이를 사용하는 것과 얼후를 시작한 것이 거의 같은 정도의 자극으로 다가왔으니까요.
드라마에서 사랑하는 사람끼리 '우리 조금 생각할 시간을 갖자'라는 게 그냥 하는 말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아.. 2주 떨어져 있었는데 이렇게 새롭게 다가오는구나.. 하고 말이죠.
오늘 한 일들만 생각해보면 그리 특별한 것은 하지 않았어요.. 이발하고 돌아다니고
점심 저녁 밖에서 먹고 카페 가서 커피 마시고.. 얼후는 좀 특별하긴 했네요..
그런데 하루가 정말로 순식간에 지나갔어요.
거의 매 순간순간이 흥미로웠거든요..
우리가 살면서 익숙해졌다는 이유로 흘려보내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생각해 보았네요.
하루가 정말로 지겹고 어제랑 오늘도 똑같이 흘러가고.. 그러다 보면 무기력해지고
의미를 찾지 못해 우울해지는 날들이 찾아오죠.
그런데.. 생각해 보면 어제랑 똑같은 오늘은 있을 수 없어요..
밖에 있는 나무만 봐도 다르고 날씨도 다르고.. 또 주변 사람과의 관계도 다르거든요..
찬찬히 뜯어보면 어제와는 전혀 다른 오늘이 흘러가고 있는데.. 볼 생각도 없이
같은 시간 같은 공간, 같은 사람이라는 이유 때문에 넋 놓고 흘려보내는 시간이
많은 것 같아요.
이런 것들을 잘 발견하고 그 안에서 재미를 그리고 놀라움을 발견할 수 있다면
하루하루가 더 흥미진진할 텐데 말이죠.
마치 인터넷으로 물건을 사고 택배를 기다리는 설렘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매일이 컬러풀할까요? 단조로운 흑백이 아니고 말이죠.
재미있는 일도 없고 너무 무료할 때, 그리고 아무런 의미도 찾을 수 없을 때
주변을 조금 더 주의 깊게 살펴보세요.
얼마 전까지 원수 같았던 저 사람이 오늘은 좀 괜찮게 보이네? 저 사람은 오늘
나에게 와서 이런 이야기도 하는구나.. 좀 친해진 건가? 하고 말이죠.
그리고 주변의 나무들, 하늘, 이런 자연들을 보면서도 하루하루가 다르다는 걸
느껴보세요.
이런 것들은 정말로 마음먹고 하지 않으면 계속 잊게 되는 것들이에요..
저 또한 그렇고요..
그러니까 조금 더 의식하려고 노력하면서 어제와 또 다른 오늘을 흥미롭게
감탄하면서 살아가는 우리가 되면 좋겠네요~
오늘도 모두들 수고하셨어요
좋은 밤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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