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선에 따라 달라지는 세상
지난주 토요일, '혜관'이라는 사진 작가님의 초대로 난생처음 스튜디오에서 사진이라는 것을
찍어보았습니다.
어느날 갑자기 디엠을 보내 주셔서 사진 작업 같이 해보자고 초대해 주셔서 부끄러운 마음이
가득했지만 '내가 언제 이런거 해보겠어!!'라는 마음으로 하고 싶다고 말씀 드렸죠.
촬영비를 안 받고 찍어주시겠다는데 어찌 거절을..(사실 수만번 고민했지요 ㅎ)
그렇게 5시 30분에 서울의 한 스튜디오에서 약속이 잡혔고, 촬영 전날 밤 네이버지도에서
1시간 30분 가량 걸린다는 것을 확인하고 그래도 좀 넉넉히 가자 싶어서 3시반이 좀 넘어서
차를 몰고 안산에서 출발을 했습니다.
출발하면서 티 맵에 찍혔던 시간은 줄어들 줄 모르고 오히려 점점 늘어나는 거에요..
안산에 살고 있던 저는 서울의 교통 체증을 생각 못하고 있던 것이었죠..
중간에 계속 시간은 늦어지고 결국 늦을 것 같다고 연락을 드렸죠.
아고..좋은 마음으로 찍어주신다고 배려해 주신건데 늦으면 안되는데....라면서 참
많은 똥줄을 태웠습니다.. 차가 멈춰서 가지 않을 때는 차 버리고 뛰어서라도 가고
싶다는 마음이 들고, 점점 짜증과 화가 나기 시작했죠..
내 앞의 차들은 모두가 내 앞을 가로막기 위해서 나온 것 같았고, 끼어 드는 차들은
일부러 저를 못가게 하려고 나온 것 처럼 느껴졌습니다.
평소에 볼 수 없는 풍경이고, 정말 신기한 서울 한 복판의 거리가 신기하고 눈이 갈
법도 했는데 오로지 내 앞의 차들과 티맵에만 정신이 쏠려 있었답니다.
그 자리에서 보는 밖은 아수라장이었어요..다른 차들도 저 처럼 짜증을 내는 것처럼
보였고, 앞차와의 간격을 주지 않고 끼워주지 않으려고 전투적인 모습들을 보았습니다.
그렇게 시간은 계속 늦어지다가 거의 1시간이 늦게 되었죠. 20분쯤 남았을 때 제 다음
스케쥴 분이 먼저 오셔서 그렇게 먼저 진행할테니 오히려 지금 오면 많이 기다려야 하니
천천히 오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 때부터는 마음의 여유가 생기더라고요. 그리고 주변을 보니 세상 그렇게 신기한
광경들이 없었습니다.
앞차와의 간격을 최소화하려고 앞차만 바라보지 않아도 되니 주변을 볼 수 있게
되었고, 나의 마음에 여유가 있으니 아까까지만 해도 아수라장으로 느껴졌던 바깥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곳으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안산과는 또 다른 풍경들, 사람들, 아파트들.. 간만에 차를 가지고 서울에 와서
느껴보는 드라이브였습니다.
그렇게 느끼게 된 것은 아..정말로 내가 어떤 상태냐에 따라 내가 바라보는 세상이
달라지는 구나..하는 거에요.
내가 조바심 내고 짜증에 가득 차 있으면 주변에 다른 사람들도 나처럼 짜증이 나
있게 보이는 것 같아요. 하지만 내가 여유가 있다면 다른 사람들의 웃는 모습이
보이고 따뜻함이 보이기 시작하죠.
조바심내고 짜증내며 세상을 바라보다가 다음 스케쥴 먼저 진행할테니 천천히 오라는
전화 한통에 정말로 거짓말 같이 주변 세상이 달라져 보이는 체험은 정말로 신기한
것이었어요.
그래서 결국 세상이 문제가 아니라 그걸 어쩌면 비뚤어 보고 있는 내가 문제였던 적이
많겠구나..라는 것을 느꼈답니다.
이렇다는 것을 깨달아도 언제나 우리가 세상을 밝게 본다는 건 불가능 할 꺼에요.
그걸 알면서도 나는 왜 안되는 거지..라고 우리..자책하지는 말죠.
하지만 '내 문제일 수도 있다'라는 가능성을 생각해 본다는 건 중요한 것이고
굉장한 발전(?) 이라고 생각해요. 그 생각 한번이 두번이 되고 두번이 세번이 되어
세상을 조금더 있는 그대로..그리고 더 나아가 아름다운 곳이라고 생각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요?
그렇게 세상을 아름답고 따뜻한 곳이라고 볼 수 있도록..우리가 더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것이 어쩌면 온 세상이 따뜻하고 아름다워지는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이미 따뜻하고 아름다운 사람들입니다. 좀 더 자신을 가지고 살아가면
좋겠어요~!!
일주일의 시작..정말로 수고 많으셨습니다. 이제 남은 일주일도 여유를 가지고
주변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우리가 되어보죠!!
다들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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