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계획대로 되지 않아도..
제가 제주도로 휴가를 갔을 때였습니다.
물론 별 계획없이 간 것이 컨셉이었기 때문에 일주일동안 서핑을 배우겠어!!라는
하나의 목적만 가지고 간 것이었죠. 그리고 또 하나..한라산은 가지 않겠어..라는
생각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서핑을 배운지 3일째..그러니까 4일이 남은 상황에서 태풍이 온다는 소식과
파도가 너무 높아 서핑보드를 대여해주지 않는 다는 것을 들었죠.
일주일동안 그거 하려고 제주도 왔는데 그게 무산될 위기였던 겁니다. 그런데
그렇게 화가 나거나 초조하지는 않았어요. 제주도에 할것과 갈곳은 많으니까요.
그래서 넷째날 부터는 그냥 놀러나 다녀야지~라고 생각했기에 별 타격은 없었습니다.
원래 계획이 없는 게 컨셉이었으니까요. (물론 귀찮아서 안 짠것도 맞습니다.)
나중에 생각하면 서핑을 3일만 하지 않고 더 했으면 저는 엄청 힘들었을겁니다.
썬크림을 제대로 바르지 않아서 정말로 얼굴이 화상을 입은 것 같았거든요..
눈꺼풀도 껍질이 벗겨질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네요.. 귀가 햇볕에 탄다는 것도요..
암튼 너무 심하게 타서..더 서핑을 했으면 화상 입을뻔 했어요. 그래서 전 살았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남아서 한라산을 가게 되었습니다. 안 가려고 했는데..
그냥 변덕이 들어 갑자기 가게 되었습니다. 올라가면서 조금씩 빗방울이 떨어지더군요..
망했나..?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냥 올라갔습니다. 정말로 별 생각 없이 올라갔죠.
그러다가 비는 그쳤고 구름만 낀 날씨가 되었습니다.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구름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이었죠. 백록담은 안 보이겠네..하면서 그냥 꾸역꾸역 올라갔습니다.
역시나 정상에 올랐을때 구름이 잔뜩 끼어서 백록담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정상이라는 팻말앞에서 줄을 서서 사진을 찍고 있는데 저쪽에서 사람들이 소리지르는
것이 들렸습니다. 뭔일이 있나..하고 깜짝 놀라서 쳐다본 그곳에는 구름이 움직이다가
잠시 틈이 생겨서 그 사이로 제주도 시내가 너무도 선명하게 보이는 것이었어요.
그냥 맑은 하늘보다 구름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그 사이로 보이는 제주도의 풍경은
정말로 신비로움 그 자체였습니다. 한참을 멍하니 보다가 백록담으로 가보니
역시 백록담도 구름 사이로 수줍게 보이더군요..역시나 그냥 쨍하니 보이는 풍경보다
구름으로 주변을 가리고 백록담이 보이니 신비롭더군요..
원래는 금방 김밥만 먹고 내려올 생각이었는데 한참을 바라보고 사진도 찍다가
내려왔습니다. 후에 제주도 분에게 들었는데 자기는 3년을 매달 한라산을 올랐는데
아직도 백록담을 못보셨다며 대단한 체험을 한거라고 말씀해주시더군요..
이 진기한 경험, 잊지못할 추억은 제가 처음에 세웠던 계획대로 모두 이루어졌다면
절대 할 수 없던 체험이었을겁니다. 제 계획이 모두 무산이 된 후에 비로소 경험할
수 있는 것이었죠.
우리의 계획은 그런겁니다. 완전 할 수도 없고, 그것만이 길은 아닌겁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데는 정말로 수 많은 길들이 존재하고 내가 고르지 않은 그 길이 더 좋은
곳으로 우리를 이끄는 일들이 많죠.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계획이 틀어졌을 때 그렇게 크게 걱정하거나 스트레스 받지
않아도 괜찮다는 이야기입니다. 오히려 우리의 계획이 무너졌을 때 기대를 해보세요.
앞으로 내 이야기가 어떻게 이어져 나갈지 말이죠. 내가 생각지 않았던 미지의 길은
당연히 두렵기도 하겠지만, 구름사이로 제주도 시내를 보여준 진기한 경험으로 저를
이끌었듯이 생각지도 못한 행운으로 이끌수도 있는 거니까요.
우리는 계획이 틀어졌을 때 내가 계획을 잘못세워서 그런 거라고 자책하거나 맘대로
안되는 상황에 짜증을 내기 마련이에요. 하지만 지나고 나서 한번 돌아보세요.
정말로 내 계획대로 안되어서 다 망했나요? 오히려 그 계획이 틀어져서 더 좋았던
경험을 할 수 있던 때가 단 한번도 없나요?
우리는 살아가면서 계획이 틀어진 것은 내 탓이나 남 탓을 하지만, 거기에 이어지는
좋은 경험들은 그냥 운이 좋았다는 걸로 치부해서 별 의미를 두지 않아요. 그래서
아무리 많은 좋은 경험을 했더라고 또 계획이 틀어지면 또 스트레스를 받죠.
하지만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세요. 내 계획이 틀어져서 오히려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었던 시간들을 말이죠. 그리고, 계획이 틀어져도 그 변수가 나를 더 좋은 곳으로
데려갈 수도 있다는 희망과 기대를 버리지 마세요. 그렇게 하루하루 깨닫다 보면
나중에는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아도 유연하게 그 흐름에 몸을 맡기고 더 큰 경험을
즐기는 여유로운 우리가 될 수 있을겁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때문에 내 계획이
틀어져도 그 사람에게 화를 내고 짜증을 내기 보다는 '괜찮아 어떻게 되겠지~'하면서
다독여 줄 수 있는 따뜻한 사람이 될 수 있을겁니다.
오늘 하루도 정말로 수고 많으셨어요
이제 주말입니다~!! 주말에 계획을 거창하게 세웠다가 그 계획이 틀어져도 그 변수를
즐기고 오히려 기대해 보는 여유로운 우리가 되면 좋겠네요!!
우리모두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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