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를 살기..

현재를 살기..

지난 주말에 인스타에서 learner_hun_이라는 계정으로 활동하시는 분과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너무도 부끄럽지만 만나보고 이야기 나눠 보고 싶다고 먼저 청해주셔서 만나게 되었습니다. 매일같이 올리는 달리기와 독서 같은 스토리 보면서 되게 성실하고 바르고 멋진 분일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먼저 만나보고 싶다고 청해주셔서 연예인을 만나는 느낌으로 만나보았습니다. 예상대로 참 바르고 성실한 청년이시더군요. 저와는 다르게..ㅎ

 

대화중에 만약에 제가 지금의 기억을 가지고 20대로 돌아간다면 뭘 하고 싶냐고 물으시더군요. 그런데 제 표정이 정말로 질색하는 표정이었나봅니다. 막 웃으시더라고요.. 그 질문에 그런 진심어린 질색하는 표정 짓는 사람 처음봤다고요..그리고는 대답했습니다. "저는 그냥 지금이 제일 좋아요."라고 말이죠.

 

딱히 과거에 대한 상처가 있거나 안 좋은 기억들로 가득차서 과거로 가고 싶지 않은건 아닙니다. 돌아보면 정말로 좋았던 때가 있었고, 좋았던 사람들, 공간들의 추억들도 많았죠. 하지만 다시 돌아가고 싶지는 않습니다. 하물며 모든 기억을 가지고 간다뇨.. 완전 재미 없을것 같고, 지금의 나를 이루기 위해 했던 노력들을 다시 또 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 고민들을 다시 한 번 하게 된다는 것.. 딱히 큰 메리트가 없다고 생각이 듭니다. 

 

몰랐기에 그저 우직하게 걸어 올 수 있었던 길들이 있고요, 처음이기 때문에 설레는 마음으로 걸었던 길들이 있는 것이죠. 과연 그 결말을 알고도 그 때 했던 만큼의 노력과 기대를 할 수 있을까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그냥 지금이 좋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걸어오면서 쌓았던 것들, 실수를 통해서 까먹은 것들 그 모든 것들이 모이고 모여서 지금의 제가 된 것이니까요.

 

현재를 산다는 것은 그런게 아닐까요? 흔히 말하는 지금만 생각하고 즐기라는 이야기와는 다를 겁니다. 과거도 잊고 미래도 잊은채 이 순간만을 즐기라는 이야기라기 보다는 오히려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도록 과거의 내가 걸어온 길을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는 것이죠. 그래야만 진정한 의미의 현재에 만족하고 살아갈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미래에 대한 생각을 그냥 버리라는 것과도 다른 이야기지요. 지금의 나에 대해 소중하게 여기고 과거의 길을 밟아 여기까지 걸어온 자신을 믿고 사랑한다면 앞으로도 내가 잘 해나갈 것임을 믿을 수 있기에 미래에 대한 걱정보다는 기대를 하며 살아갈 수 있을겁니다. 

 

결국 현재를 소중히 산다는 것은 그리 단순한 이야기가 아닌 것이죠. 하지만 중요한 겁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이야기가 있죠. 개개인의 삶도 그런것 아닐까요? 과거의 나를 부정한다면, 그길을 걸어온 현재의 나도 부정하는 것이 될겁니다. 과거에 실수를 했나요? 그러면 더 자세히 보고 앞으로는 그러지 않도록 노력해야 겠죠. 물론 그 과정이 너무나 아프고 힘들겠지만 말이죠. 하지만 그 과정 없이는 현재의 나를 사랑할 수 없고 그 믿음이 없으니 미래에 대한 걱정만 가득하게 될겁니다. 

 

그러니까 우리 현재의 나를 사랑해보죠. 그리고 과거의 나도 안아주세요. 정말로 싫은 모습 투성이이고 잊고 싶은 기억들이 많겠지만 그 때는 어려서 그랬지뭐..라고 하면서 그 기억들을 보듬어 주세요. 물론 가끔 침대에서 이불킥을 차게하는 부끄러운 순간들이 있겠지만.. 그게 있으니까 지금의 내가 있는 것이죠. 그렇게 과거의 자신을 안아줄 수 있어야 다른 이들을 품어줄 수 있답니다. 내가 싫어하는 과거의 나의 모습을 다른 사람에게 본다면 그 사람을 나는 품어줄 수 없거든요. 하지만 그 사람을 보면서 나도 저 때는 그랬는데 뭐..라고 생각하며 웃음지을 수 있는 사람이 된다면 조금 더 낫지 않을까요? 

 

그렇게 나를 품어주고, 또 다른 이들을 품어주는 '영리한 호구'가 되는 우리가 되길 바랍니다.

 

한주의 시작 다들 힘차게 하셨죠? 이번주를 살면 또 즐거운 추석이 기다립니다!! 우리 조금만 힘내죠!!

 

다들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