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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 돌보기

가끔은 초심자의 눈으로 보기

by 치유의 천사 2021. 8. 30.

가끔은 초심자의 눈으로 보기

병원에서 일하기 시작한 지도 6개월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고

많이 배우기도 했죠. 그러면서 바뀐 것들이 있다면 환자 파악이 조금은 빨라졌다는

정도 인 것 같습니다. 

 

환자 한 명당 우리가 볼 수 있는 정보는 엄청나게 많습니다. 혈압, 체온, 맥박, 혈당

같은 아주 기본적인 생체징후부터 혈액검사도 종류가 엄청나게 많거든요.

그래서 처음에는 환자 한 명에 대해 파악을 하려면 엄청난 시간이 걸렸습니다. 

어떤게 이 환자에게 중요한 정보인지를 모르니 그 많은 정보들을 하나하나 다 

훑어 봐야 했으니까요. 그 땐 윗년차 선생님들이 프로게이머 마냥 화면을 휙휙

돌려가며 환자를 파악하는 것을 보고 그렇게 신기하고 멋있게만 느껴졌습니다.

물론 아직도 저는 처음보다 나아진 것 일 뿐 아직도 그렇게 빠르고 정확하지는 못합니다.

 

그런데 환자 파악이 빨라 지는 건 어떤 틀이 생기면서 일어나는 현상인것 같아요.

이 환자에게는 이런 문제들이 있으니까 혈압이랑 혈액검사중에 이런거를 잘 봐야

겠네.. 라는 기준과 틀이 생기다 보니 상대적으로 중요치 않은 정보들에 뺐기는 

힘과 시간이 줄어들고 필요한 정보들만 찾아 가게 되었던 것이죠.

 

그렇게 전문적이 된다는 것은 넓기 보다는 약간은 좁아지지만 더 깊이 볼 수 있는

시야를 가지게 된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것에도 맹점이 있습니다. 

내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 정보들에 이상이 생기기 시작할 때 입니다. 

 

이 환자는 별 이상 없고 지금 수치도 정상이니까 빈혈수치는 별로 중요하지 않아.

라고 생각하고 계속 그 정보를 확인하지 않으면 점차 나빠지고 있는 수치를 놓치고

지나갈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가끔은 초심자의 눈으로 봐야 할 때가 있는 것 같습니다. 

 

초심자는 넓게 봅니다. 모든것이 신기하고 두렵거든요. 하지만 느리고 효율적이지

못하고 깊게 알지 못합니다.

전문가는 넓기 보다는 좁은 곳을 깊게 보면서 효율적으로 일을 하지만 가끔 그 시야

안에 들어오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놓치는 경우가 가끔 있습니다.

 

그래서 이 둘의 조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매번 비효율적으로 일을 할 수는

없지만 가끔씩은 내가 보지 않았던 곳까지 확인하고, 새로운 관점으로 나의 일을

바라 볼 수 있는 '초심자의 눈'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누군가가 나의 일을 초심자의 눈으로 바라보고 의문을 가질 때 초심자라고

무시하지 말고 혹시 내가 놓친 부분을 보고 있는 건 아닌지 존중하는 마음으로

겸손하게 받아들이고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겠죠.

 

우리는 언제까지나 초심자일 수 없고, 계속 전문가의 눈으로만 봐서도 안됩니다.

효율과 비효율의 적절한 타협선을 찾는 것이 어떤 일을 하든지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주, 새로운 한 달이 시작됩니다. 저는 이번 주부터는 다시 소화기내과로

돌아가게 됩니다. 예전에 한 번 일했던 곳이지만 다시 적응을 하는 시간이 필요

할 것 같아 긴장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면 모두들 새로운 한주 새로운 한달 화이팅 하시길 바랍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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