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각자가 대단한 사람들..
휴가를 다녀와서 당직시간을 채우느라 2주 좀 넘게 하루걸러 하루 당직을 섰더니 잠잘 시간도 부족해서 차마 글을 못썼네요..기다리시는 분들은 없겠지만..그래도 내심 찔려 글을 써봅니다.
저는 잠보다 노는걸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논다는 것이 음주가무를 말하는 건 아니고 제가 납득할만한 활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죠. 뭐가 의미없이 잠만 자고 다음 날을 맞이할 때의 허망함은..너무 싫으니까요.
그래서 지난주도 근무 끝나고 9시쯤 병원에서 나와.. 시화나래 휴게소로 향했습니다. 지난번에는 일하다가 화가 나서 갔었지만 이번에는 그냥 집에 들어가기는 싫고 해서 퇴근하는 길에 그냥 무작정 갔습니다. 저는 그렇게 제 시간을 온전한 제 자유로 쓰는 걸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갑자기 바다를 보고 싶으면 망설임 없이 갈 수 있는 나의 시간이 있고 내가 그렇게 그 시간을 쓰면서 힐링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시화나래 휴게소로 가서 우리 내과 1년차 동기들 단톡방에서 얘기를 하다가 제가 참 대단한건 같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피곤할텐데도 얼후를 연습하질 않나 갑자기 바다를 가지 않나 주말마다 서울로 학원을 가질 않나..하고 말이죠. 저는.. 너네도 그냥 해봐. 라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자기가 못할꺼라고 규정지어 놓아서 못하는 것일수도 있잖아요. 자동차와 시간이 똑같이 있는데 그 친구들과 내가 다른 것이 뭐가 있겠어요. 그들도 가고 싶으면 출발하면 되는 것을.. 그런데 한가지 간과 한 것이 있었습니다. 한 친구는 결혼을 했거든요. 한 친구는 여자친구가 있고요.. 그 생각을 하고 나서 저는 그 친구들이 더 대단해 보였습니다. 그 친구들은 여자친구를 위해서, 아내를 위해서 자신의 시간을 내어 주고 있는 거잖아요. 그 시간을 저는 온전히 혼자 쓰고 있는 것이고.. 물론 그 안에서 행복을 느끼고 서로에게 의지가 되어 주는 이점도 있겠지만.. 모쏠인 제 눈에는 그것이 더 대단해 보였습니다. 자신의 시간을 당연히 내어 줘야 하는 사람과 함께 산다면.. 제 시간을 제 맘대로 못쓴다는 것이라고 생각이 들기 때문이죠. 그래서 저는 저보다도 그 친구들이 더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친구들은 자기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잘 안한답니다. 남들도 다 하는 것이니까..라며 그 대단함을 깨닫지 못하고 있죠. 그리고 자신에 대해서는 은근히 낮춰서 생각하는 경향도 있거든요.
하지만 다시 잘 생각해보세요. 우리는 각자가 대단한 사람들입니다. 비록 내가 깨닫지 못하는 능력이라도, 다른 사람들이 눈치채지 못한 능력이라도 우리는 뭔가 하나씩 가지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니까 나는 그런거 없어..라고 생각하지 말고 한번 사소한 것이라도 찾아보세요. 잘 노는 것도 능력이고요 건강한 것도 능력입니다. 착한것도 능력이고요 긍정적인 것도 능력이지요. 타자가 빠른 것도 능력입니다. (저는 거의 독수리 타법 수준이거든요..ㅎ) 자신의 능력은 자신이 제일 잘 아는 법입니다. 내가 찾아내서 대단하다고 생각해 주지 않으면 아무도 모르는 것이거든요..하지만 내가 알고 있다면 그 능력을 더 개발하게되고 결국 다른 사람들도 인정하는 능력이 되어 있을 겁니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 자존감을 높이고 조금더 자신을 사랑할 수 있게 되겠죠. 그리고는 결국 자존감을 기반으로 여유를 가지고 다른 이들을 품어줄 수 있는 '영리한 호구'가 될 수 있을 겁니다.
다시한번 말씀드릴께요. 우리 한명한명은 정말로 다들 대단한 사람들입니다. 그러니까 너무 주눅들거나 자신을 미워하지 마세요.. 찬찬히 자신의 능력을 생각해보시고 그것을 통해 '영리한 호구'로 나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면 좋겠습니다.
정말로 대단한 우리 모두들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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