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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 돌보기

자책하지 않기..

by 치유의 천사 2021. 11. 14.

자책하지 않기..

최근에 병원에 전동 스케이트 보드를 타고 출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주차할 걱정도 없고 생각보다 빨라서 자동차를 끌고 오는 것과 별 차이가 없더라고요. 그리고 재미있기도 하고.. 그래서 헬멧을 쓰고 전동스케이트 보드를 타고 병원으로 향합니다. 그런데 지난주에 아침에 늦잠을 자버렸습니다. 그래서 허겁지겁 옷을 집어입고 스케이트보드를 끌고 나와서 타고 오다가 병원 바로 앞에서 브레이크를 잡았는데.. 생각보다 스케이트 보드 속도가 빨랐는지 앞으로 넘어져서 왼쪽 손바닥 아래부분 피부가 좀 벗겨졌습니다. 무릎이랑 팔꿈치도 조금씩 까지긴 했는데 손바닥이 너무 아팠죠. 

우리가 다쳤을 때 정말 심한 통증중에 하나가 피부가 벗겨지는 겁니다. 신경들이 예민하거든요. 그래서 과산화수소로 소독을 하고 포비돈(빨간약)으로 소독을 하면서.. 아..이래서 환자분들이 빨간약을 싫어하는 구나..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빨간약이 효과는 제일로 좋은데..정말로 아프거든요.. 그렇게 제 왼손은 거의 봉인당하다 시피 했습니다. 

왼손은 물이 들어가도 안되고, 어디 닿으면 아프고, 메디폼을 붙여 놓으니 계속 진물이 고이다고이다 터지고 또 소독하고..하면서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워 지더라고요. 어느날은 손도 제대로 못닦고, 처음에는 샤워도 못했고, 머리도 겨우겨우 감았습니다. 온 몸중에 정말 작다고 할 수 있는 손바닥만 다쳐도, 손바닥이 다 다친것도 아니고 손바닥 아래쪽 3*5cm 가량의 상처가 제 삶을 바꿔 놓았죠. 개인위생에 신경도 잘 못쓰고, 운동을 못하니 살도 찌고, 그러다보니 먹기만 해서 살 더 찌고.. 아무튼 굉장히 나태한 하루하루가 지났습니다. 물론 인스타에 글 쓰는 것도 손이 아프다는 핑계로 미뤘죠. 

그러면서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쬐끔 다친걸로도 일상 생활에 작은 금이 가는데.. 우리 마음이 다쳤을 때는 과연 어떨까..하는 생각 말이죠. 그리고 예전에 제가 마음에 상처를 받고 힘들어 할때가 생각 났습니다. 악순환 이었어요. 내 삶을 이끄는 마음이 다친 것은 차의 엔진이 다친것과 같아서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아무런 흥미도 힘도 낼 수 없는 상황이었거든요. 심지어 밥을 먹는 것도, 게임을 하는 것도 귀찮아서 계속 자고만 싶은..졸려서 자는 것이 아니라 그냥 생활을 할 마음이 없어서 그냥 삶을 꺼버리고 싶은 마음이 들다가, 그렇게 나약해진 나를 보면서 더 실망하고 이렇게 부족한 놈이 뭘 할 수 있겠냐고 자책하면서 마음이 더 다치고.. 이렇게 악순환이 계속되면서 깊이깊이 가라앉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생각합니다. 마음이 다쳤을 때 힘들어하고 가라 앉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이죠. 손바닥의 작은 부분만 다쳐도 일상생활에는 금이 갑니다. 하물며 내 삶을 끌어가고 있는 나의 마음이 다쳤다면.. 아무것도 못하는 것이 당연하죠!! 그걸 내가 부족해서, 내가 어른스럽게 받아들이지 못해서 라고 생각하며 자신을 탓한다면.. 그건 잘못된 생각이라고 생각해요. 누구나 그 상황은 힘든겁니다. 누구든지 그럴 때는 아무것도 못하고 가만히 그 시간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릴 수 밖에 없어요. 적어도 내가 자책을 하면서 그 기간을 늘릴 필요는 없다는 것이죠. 그건 내가 부족해서 힘을 낼 수 없는 것이 아니라 내가 인간이기 때문에 힘을 낼 수 없는 겁니다. 다른 이들도 힘들어 하고 있지만 내가 모르는 것을 뿐이니까요. 

그러니까 지금 마음이 다친 누군가가 있다면 일단 자기가 아프다는 것을 자기가 인정하세요. 그건 부끄러운게 아니에요. 오히려 마음 아픈 일이 없다면 그건 성숙한 것이 아니라 '이상한 것'입니다. 그러니까 너무 두려워 하지 말고 내 마음이 다쳤다는 것을 인정하세요. 그리고 내가 지금 힘이 없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을 생각해주세요. 내가 못나서 힘든 것이 아니라 그냥 내 상황이 힘든거라고 말이죠. 그리고 자책하지말고 그 시간을 버티고 견뎌보세요. 

마음이 다친 상황에서는 어떤 노력도 힘들어요. 하지만 어느날 갑자기 자고 일어났더니 힘이 난다던지, 아니면 아무런 이유 없이 조금 밝아진다던지 하면서 그 시기는 지나갈 겁니다. 하지만 자책은 그 기간을 늘릴뿐이죠. 그러니까 내가 힘든 시간중에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주세요. 그리고 잠시 이렇게 하기 싫어도 괜찮다고 자신을 다독여주세요. 그리고 좀 쉬세요. 그러다보면 어느 새 힘든 시간이 지나고 다시금 하나 둘 씩 원래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겁니다. 

그러니까 마음이 힘든 시기에 있는 누군가가 곁에 있다면.. 지금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해주세요. 너무 애쓰지 않아도 된다고 말이죠. 그리고 내가 지금 그런 상황이라면.. 나에게 말해주세요. 너무 애쓰지 않아도 괜찮다고, 지금 힘든 건 내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상황이 그런거라고 말이죠. 그렇게 자신에게, 그리고 누군가에게 '시간'을 줄 수 있는 우리가 되면 좋겠습니다. 

 

주말입니다. 다들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고 또 한 주를 살아갈 힘을 비축해 보도록 하죠~!!

다들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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