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우면 지는거다?
저는 원래 주말이 되면 하고 싶은 걸 정해서 어떻게든 밖으로 기어 나갑니다. 그때그때 꽂히는 걸 찾아 나선다고 해야 할까요? 그런데 오늘은 아침에 늦잠을 자기도 했고 왠지 귀찮기도 하고, 집안도 더럽고 해서 아침부터 집안청소와 빨래등 집안일을 좀 했습니다. 워낙 집이 더러워서 하루종일 할 것을 생각했지만 워낙 집이 좁기도 해서 1시간만에 끝나더라고요. 그리고는 오후 계획을 세웁니다. 일단 홍대에서 얼후 수업이 6시 30분에 있으니까.. 그 전에 뭐하지.. 하다가 옷사고 얼마전에 생긴 MKYU 캠퍼스나 가봐야 겠다!! 라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제가 사려는 브랜드 옷을 홍대 주변에서 찾아보니 신촌 현대 백화점 지하에 있다고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갔다가 홍대의 MKYU 캠퍼스를 가고 학원가면 되겠다.. 라는 계획을 대충 세우고 나왔습니다.
먼저 백화점을 갔습니다. 아무리 뒤져도 제가 찾는 브랜드는 없더라고요.. 아마 없어졌는데 업데이트가 안된건가..하고 그냥 나와서 열심히 MKYU 캠퍼스로 향했습니다. 제가 수도원에 있을 때 부터 좋아하던 것이 김미경 학장님의 강의였거든요. 아트스피치 라는 책도 보고 유튜브도 보면서 사람들 앞에서 말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배웠고, 수도원을 나올 때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 지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 준 분이기도 해서 온라인에서 대학을 만드셨길래 잽싸게 가입했죠. 물론 그 뒤로 취직을 하는 바람에 제대로된 수업은 듣지 못하지만 무튼 MKYU 라는 곳은 제게 아련한 뭔가가 있습니다. 그런데 오프라인 건물이 생겼고, 또 제가 매주 가는 홍대에 생겼다는 데 너무 가보고 싶었죠. 왜 그런거 있잖아요. SBS 건물 앞에 가면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 볼 수 있을것 같고 막 그런거.. 그래서 무작정 갔습니다. 대표전화가 안되서 카페가 영업을 하는지 안하는지도 모른채 걍 갔습니다. 건물이라도 보고 싶어서요.
어딘지 모르고 갔는데.. 예전부터 좋아하던 위치에 그 건물이 딱 있는 겁니다. 지나다니면서 여긴 뭐가 들어서려고 계속 공사중이지..라고 했던 그 자리였어요. 그리고 카페도 열려 있었고요. 그저 행복하게 앉아서 티에이드와 샌드위치를 먹었습니다. MKYU 학생인걸 보여드리니 할인까지 해주더라고요. 비록 학장님은 못뵈었지만 그 기운을 받은 것 같아서 금방 행복충전해서 학원으로 향했습니다. 그리고는 갑자기 한강 야경을 같이 보려고 수도원에서 함께 있던 동생들을 불러서 같이 라면먹고 이야기하며 시간 보내다가 비가 오기 시작해서 집으로 왔습니다. 집으로 오는데 비가 계속 오더군요..우산이 없는데 말이죠. 지하철에서 집까지 40분 걸리는데..그냥 걸어왔습니다. 택시도 안잡히더라고요. 그 와중에 야상같은 비가 잘 안새는 옷을 입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집까지 걸어왔습니다.
오늘 지하철에서 갑자기 제 MBTI가 궁금해져서 다시 해봤습니다. 예전에도 했지만 혹시 바뀌었나 해서 말이죠. 사람 쉽게 안바뀌나 봅니다. ENFP더군요. 제가 워낙에 MBTI에 관심이 없어서 생각도 안하고 있다가 ENFP에 대한 유튜브 영상들을 보고서는..극 공감을 합니다. 머리에 꽃밭을 피우고 사는 사람들로 표현을 하던데요. 기본적으로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이라고.. 남들 기준아니고 자기 기준으로 사는 자유로운 영혼들이라 대부분 자기 인생을 나름 성공한 인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라고 말이죠. 아....내가 그래서 그런가? 하는 생각 많이 했습니다.
왜냐하면 오늘 제게 일어났던 일들이 다 좋은 일은 아니었으니까요. 일단 백화점을 헛걸음했죠, 카페를 가긴 했지만 학장님도 못뵈었죠. 비는 거의 한시간을 쫄딱 맞았죠.. 그런데 화가 나거나 짜증이 났던 적은 없었으니까요. 뭐 찾는 건 없었어도 신촌 백화점 구경함 했고, MKYU 캠퍼스에서 행복충전도 했고, 비는 왔지만 나는 비에 잘 젖지 않는 야상을 입었으니까요. 그렇게 비맞으면서 걸어오면서 오늘 일들을 머릿속으로 정리할 시간도 있었고요. 그래서 오늘 하루는 제게 행복한 하루 였습니다.
이것들이 그냥 타고난 제 성향이었나..라는 생각을 하니 그건 아닌것 같았습니다. 분명히 저는 이런 성격이 아니었거든요. 저는 누구보다 소심해서 남들 앞에서 이야기도 못하는 사람이었고, 계획을 잘 세우지도 못하면서 계획대로 안되면 스트레스를 잔뜩 받아서 짜증으로 가득차고, 자존감은 바닥에다가 세상에서 내가 제일 불쌍한듯한 생각으로 살고 있었으니까요. 그러다가 수도원 들어가서 300명 앞에서 어쩔 수 없이 레크리에이션을 진행해야 하고 사람들 앞에서 말을 해야 하고 계획대로 되지 않아도 충분히 좋을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하면서 성격도 바뀐것 같습니다. 그랬습니다. 자신의 성향이라고 할 수 있는 MBTI도 바뀔 수 있는 것이었죠. 나라는 인간은 계속 변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누군가의 성격이 부럽다? 그럼 그렇게 나도 변하면 되는거지!!라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우리는 흔히 '부러우면 지는거다!' 라고 말하죠. 그런데.. 지면 좀 어떤가요? 그게 행복해 보이면 내가 졌다고 인정하고 그렇게 바뀌면 되는거 아닌가요? 저는 예전부터 많은 사람들을 보면서 많은 것들이 부러웠습니다. 누구는 말을 잘하고, 누구는 운동을 잘하고, 누구는 사람을 잘 사귀고.. 그럴때 저는 가서 배우는 편입니다. 심지어 중학생한테 농구를 배운적도 있어요. 그럴땐 그 아이가 나보다 농구를 잘하니까 그 시간 만큼은 제 선생님인거죠. 저는 그 아이에게 농구로 졌습니다. 그런데 그게 별건가요? 내가 굳이 모두를 이겨야 하는건 아니니까요. 쿨하게 졌다고 인정하고 배우면 되는거 아니겠어요. 부러운데도 내가 맞다고 자존심 세우면서 있어봤자 나아지는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차라리 내가 행복할 수 있는 방향으로 변해가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더 나은 길이 아닐까요? 부러우면 지는거라면.. 저는 많이 졌습니다. 그러면서 배우고 변해가는 거죠. 우리는 우리가 부러워하는 모습으로 변해갈 수 있으니까요. 제가 그랬으니까 믿으셔도 됩니다.
그러니까 우리 이제 남들을 실컷 부러워해보기로 하죠. 그 사람의 어떤 것이 부러운지를 정확하게 알면 내가 변해야 하고 도전 할 것이 하나 생기는 것이니말입니다. 신나지 않나요? 아직도 제가 부러운것이 많다는 것은 내가 도전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이 남아있다는 거니까 말이죠. 그리고 그렇게 조금 변하면 나는 조금 더 행복할 수 있을테니까요. 나는 타고난 성향이 저 사람과 달라서 안돼..라는 지레포기는 1도 도움이 되지 않아요. 우리는 자신이 틀에 가둬놓지만 않으면 변할 수 있는 사람들이에요. 자신의 가능성을 스스로 가두는 사람이 되지 않길 바랍니다. 그리고 자신의 가능성을 인정하고 도전하는 우리가 되길 바래요.
우리모두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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