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능력 알기
제주도에서 프리다이빙을 배울 때 였습니다. 프리다이빙 Level 1을 따기 위해서는 몇가지 시험을 통과 했어야 했는데 그 중 하나가 숨참기 였습니다. 정확하게 몇 분 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저는 2분 40초 정도 참았던 것 같습니다. 사람이 생각보다 숨을 많이 참을 수 있구나..라는 것을 생각했죠. 그리고 나서 바다로 갑니다. 바다에서는 10m 를 잠수해야 합니다. 워낙 수트의 부력이 좋다 보니 가라앉아서 죽을 염려는 없다는 것을 압니다. 하지만 바닥이 보이지 않는 깊이의 수면에서 떠 있는 다는 것은 좀 무섭긴 했습니다. 그리고 10m 를 수영해서 내려갔다가 올라옵니다. 처음 10m 를 내려 갈 때 가장 두려운 것은 10m 내려갔는데 숨을 못참으면 어쩌지? 라는 걱정입니다. 내 몸에 산소는 부족한데 숨은 쉴 수 없으니 10m 내려갔다가 숨 차서 죽으면 어쩌지..라는 걱정이 제일 처음에 든 생각이었죠.
강사님은 옆에서 열심히 설명해 주십니다. 제가 참을 수 있는 숨이 2분 40초였는데 10m 내려갔다가 올라오는 데는 30초 정도 걸린다고 말이죠. 단순 시간 계산만 해도 숨이 차서 죽을 수가 없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물론 머리로는 이해했죠. 하지만 당장 물 위에 떠있긴 하지만 파도도 치죠. 바닥은 안보이죠 그 위에 떠 있는데 상어라도 나오면 어쩌지..라는 온갖 생각과 걱정을 하고 있는데 그 이야기가 들렸겠나요? 그렇게 잔뜩 긴장한 채 한번, 두번 도전해서 10m 를 내려갔다 옵니다. 내려가는 동안 압력도 맞춰야 하고 숨도 참아야 하고 발도 젓고 신경쓸 것이 많습니다. 그런데 계속 왔다갔다 하니 강사님이 자세를 교정해 주시는 대로 따라가려고 집중하게 되었죠. 나중에 생각해보니 숨참는 것은 어느샌가 걱정조차 하지 않게 되었죠. 왜냐하면 저는 10m 정도는 거뜬히 참을 수 있는 호흡을 가지고 있었으니까요. 그걸 몸으로 느꼈으니까 말이죠. 그리고는 시험은 통과 했지만 15m 한번 도전해보자 하셔서 하고 나왔습니다. 숨이 조금 더 찬 느낌은 있었지만 할만하다고 느꼈죠. 그래서 저는 15m를 하고 나니 10m 까지는 호흡걱정 전혀 없이 자세나 다른 점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제 능력이 그 정도는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을 알았으니까 말이죠.
우리는 살아가면서 어떤 문제에 부딪히면 겁이 나고 몸이 굳습니다. 내가 할수 있을지, 또는 막막함에 겁부터 나기도 하겠죠. 하지만 자신의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게 된다면 어떤 문제가 다가왔을 때 조금은 여유롭게 받아들이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자신의 능력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내 능력을 알 수 있을까요? 내 능력이 '숨참은 시간'이나 '잠수하는 깊이' 같이 정확히 수치로 표현할 수 없기 때문에 딱히 파악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과연 내가 어느정도까지 해낼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은 추상적인 질문이 될 수 밖에 없고 그래서 잘 파악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왜냐하면 답이 없으니까요.
그래서 우리의 능력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생각해 보죠. 바로 자신의 과거 어려웠던 시절을 떠올려보는 겁니다. 내가 과연 어떠한 일들을 이겨냈는지를 살펴보면 나의 대강의 능력이 보이게 됩니다. 프리다이빙을 하면서 내가 몇m 까지 힘들었지만 내려갈 수 있었는지를 생각하며 자신의 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죠. 일단 이 글을 보시는 우리는 살아있는 것이잖아요. 지금의 내가 살아있다는 것은 과거의 그 문제를 '이겨냈기' 때문에 지금 살아있을 수 있는 것이니까요. 우리가 겪었던 최대의 어려웠던 순간을 떠올리는 겁니다. 그리고 생각하죠. '그 때 그런 일도 겪었는데~!!'라고 생각하면서 지금의 문제를 바라봅니다. 과연 이 문제가 그 때의 문제보다 큰 문제인가를 비교해보고요, 과거의 문제가 더 컷다면 그걸 이기고 여기 당당히 있는 나는 그 커다란 문제를 이겨내고 이 자리에 있는 것이니 지금의 문제는 당연히 해결 하거나 넘어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게 됩니다. 나의 능력이 지금의 문제보다 크다는 것을 생각하면 조금더 견디고 이겨내기 쉬워지는 것 같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내가 어려웠던 순간들, 힘들었던 순간들을 잘 정리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당연히 떠올리기 싫고 숨기고 싶은 과거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것들을 잘 정리해서 나의 기준점으로 정립하지 않는다면 그런 어려움들은 단지 그 때의 나를 괴롭혔던 사건으로만 기억되지 나의 능력을 평가하는 자료로 쓸수는 없거든요. 그러니까 내가 어려웠던 순간들, 그리고 지금이 어렵다면 이 사건들이 어떻게 풀려가고 있는 지를 잘 정리하여 내 이야기로 만들어 놓으면 나의 능력의 지표로 삼을 수 있게 되고, 그러한 지표들이 있을 때 앞으로 다가오는 문제들을 조금은 담담하게, 내 능력으로 가능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되면 살면서 여러가지 어려움들이 다가올 때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겁먹느라 온 몸이 굳어버리지 않을, 여유있게 받아들이는 우리가 되길 바랍니다.
이제 주말이네요 저는 당직입니다.. 제 몫까지 즐거운 주말 보내시기 바랍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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